[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프란시스 자카리에 국제항로표지협회(IALS) 사무총장은 “한국판 뉴딜은 굉장히 야심찬 계획”이라며 “스마트항만으로 미래 일자리의 형태가 크게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프란시스 자카리에 국제항로표지협회(IALS) 사무총장. 해양수산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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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리에 사무총장은 이데일리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은 디지털 분야의 진정한 리더로 인적·기술적 자원을 다 갖추고 있다”며 “한국이 포스트코로나라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국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가 있는 덴마크 출신으로 항만의 변화를 연구해온 해운 전문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해양수산부는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D·N·A(디지털·네트워크·AI) 생태계 강화 세부 과제로 스마트항만을 추진하기로 했다. 건설중인 진해신항(부산항 제2신항)에 2030년부터 스마트항만이 도입된다. 스마트항만은 하역·이송·보관·반출의 항만운영 전 단계를 무인으로 하는 항만 자동화를 뜻한다.
자카리에 사무총장은 “스마트항만의 성공 여부는 결국 노조가 어떻게 반응할지와 직결돼 있다”며 “노조들이 스마트 항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동화가 이뤄지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당사자들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부산항운노조는 부산항 신항, 제2 신항에 스마트 항만 도입 시 일자리 감소에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에 자카리에 사무총장은 “일자리 형태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노조 또한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마트항만 도입으로 새로운 기술,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며 “노조는 정부와 협력해 선원들을 교육하고 일하는 형태를 바꿔야 한다. 기술의 진보에 대항하기보다는 앞서 나가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카리에 사무총장은 “코닥은 업계가 디지털카메라로 전환하고 있는데 필름에 집착했다가 결국 파산했다”며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기술의 진보에 대항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오히려 기술의 변화에 협력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항만 모습을 그리려면 스마트항만을 비롯해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바닷길 안내 시스템), 자율운항선박 등 다양한 난제를 풀어야 한다”며 “한국판 뉴딜 추진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매우 중요한 결정이 될 것이다. 새로운 기회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