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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초반 미국의 1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악화됐다는 소식은 악재였다. 미국 경제분석국(BEA)가 발표에 따르면 1분기( 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0.3%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GDP가 2.4%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미 경제가 크게 둔화한 것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도 크게 밑돌았다. 미국 경제가 분기 기준 역성장한 것은 지난 2022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이다.
1분기 실질 GDP 감소는 주로 수입 증가와 정부 지출 감소에 기인했다. 민간 국내 최종 판매(소비 지출과 민간 고정 투자 합계)는 1분기에 3.0% 증가해, 4분기의 2.9% 증가보다 소폭 상승했다. 4월 초 시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기업들은 재고를 빠르게 늘렸다. 실제 1분기 수입은 41.3% 급증했으며, 이 중 상품 수입은 무려 50.9%나 증가했다. 수입급증은 전체 GDP 수치에서 거의 5%포인트나 깍아 내렸다. 수출은 1.8% 증가했다.
하지만 수입 증가는 관세 정책 시행 전 일시적인 현상이고, 정부지출 감소 역시 DOGE 파급효과로 일종의 GPD에서 ‘잡음’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를 제외하고 봐야 미국의 경제 성장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볼 수 있다.
이런 지표 중 하나가 ‘민간 국내 최종 판매’다. 이는 개인 소비와 고정 자본 투자(기업 및 주거용 투자 포함)의 성장률을 말한다. 순수출, 재고, 정부 지출은 제외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처럼 시간이 지나도 안정적인 수치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근원GDP’라고 불리기도 한다. 민간 국내 최종 판매는 1분기에 3.0% 증가해, 4분기 2.9% 증가보다 소폭 상승했다. 여전히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의미다. 1분기 ‘역성장’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보다 집중해야할 수치는 인플레이션이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는 1분기에 3.6% 상승했으며, 이는 4분기의 2.4% 상승보다 높은 수준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지수는 1분기에 3.5% 상승해, 4분기의 2.6% 상승보다 높았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본격화될수록 인플레이션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연방준비제도는 금리인하에 보다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초반 급락했던 기술주들은 빠르게 낙폭을 줄였다. 엔비디아는 0.09% 하락에 그쳤고, 알파벳 역시 0.72% 하락했다. 테슬라도 낙폭을 상당수 줄여 3.38% 하락 마감했다. 애플(0.61%), 마이크로소프트(0.31%) 은 소폭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