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pick]파월이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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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움직여야 할 근거 못봤다" 쐐기 박았지만…
성명서에 '低물가' 부각·초과지준금리 인하 결정
일각에선 '연준 향후 행보=금리 인하' 해석도
  • 등록 2019-05-02 오전 7:33:21

    수정 2019-05-02 오전 7:48:25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어느 방향이든 기준금리를 움직여야 하는 강한 근거를 보지 못했습니다.” “낮은 물가상승률은 일시적인 요인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사진 위) 의장이 1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동결한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발언들이다. ‘저(低)물가’를 앞세운 이른바 도널드 트럼프(아래) 대통령의 ‘금리 인하론’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정책성명서를 통해 저물가를 강하게 부각,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 일종의 유동성 확대정책인 초과지준금리(IOER)를 인하한 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을 일부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리 인하론’ 쐐기…시장 요동

그동안 파월 의장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은 지속적이었고, 또 노골적이었다. 이미 회의를 시작한 전날(4월30일)까지도 트위터를 통해 금리 인하를 압박했을 정도였다.

이유는 충분했다. 연준이 가장 눈여겨보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 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보였고, 이를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시장에서까지 ‘금리 인하론’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파월 의장은 단호했다. 그는 회견에서 “물가가 지속해서 낮은 수준에 머문다면, 우려를 갖고 어떤 정책적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일시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일시적’이라는 단어를 통해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더 나아가 파월 의장은 “우리(연준)는 정치적 요인을 의사 결정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재차 의연함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은 ‘금리 인하론’에 쐐기를 박은 파월 의장의 언급에 크게 요동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62.77포인트(0.61%) 떨어진 2만6430.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22.10포인트(0.75%)와 45.75포인트(0.57%) 내린 2923.73과 8049.64에 장을 마감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2.51% 선으로 뛰어올랐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물 국채금리도 2.30% 선으로 치솟았다.

사진=AFP
◇인플레 부각+IOER 인하…면은 세워줬나

일각에선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은 세워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파월의 회견 직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금리 인하론’에 무게를 실리는 형국이었다. 그 결정적 근거는 ‘저물가’를 부각한 정책성명서였다.

“전반적인 물가와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모두 하락하면서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

이번 정책성명서에 담긴 저물가를 묘사한 이 문장은 불과 한 달 전 “전반적인 물가는 에너지값의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는 2% 부근에 머물렀다”고 평가한 것과 비교하면, 작지 않은 변화다. AP통신 등 일부 미국 언론에서 “이번 정책성명서는 향후 기준금리의 향배가 ‘인상’이 아닌 ‘인하’일 전망을 높인 시그널”이라고 해석했던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론’이 내년 대선 가도를 위한 ‘경기 부양책’의 하나라면, 연준이 고려하는 ‘금리 인하론’은 낮은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자극책’일 것이다. 서로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금리 인하라는 ‘결과’는 같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이 이날 초과지준금리를 현행 2.40%에서 2.35%로 0.05%포인트 인하하기로 한 점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IOER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굳이 연준 계좌에 자금을 넣어놓을 이유가 없어지는 만큼, 시중에 돈이 풀려나는 효과가 생긴다. 일종의 간접적인 유동성 확대정책으로 잘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1% 정도의 금리 인하와 약간의 양적 완화(QE)를 한다면 우리는 로켓처럼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에 부양책 마련을 촉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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