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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이 살아나고 있지만, 흑인 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는 훨씬 더 어려워졌다. 흑인 청년 실업률이 백인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까지 치솟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정책연구소(CEPR) 통계를 인용, 지난해 22세에서 27세까지 대학을 졸업한 미국내 흑인 청년 실업률이 12.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4.9%를 기록한 백인 청년 실업률에 비해 무려 7.5%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심지어 이는 고등학교만 졸업한 백인 청년 실업률인 9.7%보다 훨씬 높았다.
그나마도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한 흑인들 가운데서도 절반이 넘는 55.9%가 굳이 4년제 대학 졸업장없이도 취업 가능한 일자리를 갖고 있는 `능력 이하 취업상태(underemployed)`인 것으로 확인됐다.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가 불황일 때 백인에 비해 흑인들의 고용이 훨씬 더 큰 충격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인종간 격차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커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존 슈미트 CEPR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권 문제가 크게 개선되긴 했지만 흑백간 인종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처럼 고용까지 어려움이 커지게 되면서 흑인 청년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