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후반전의 사나이’ 주민규의 집중력이 돋보인다.
 | 주민규(대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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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은 대전(승점 23)은 리그 11경기에서 7승 2무 2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전북현대(승점 18)에 승점 5점 앞서 있다. 최근에도 2연승을 포함해 2승 1무로 흐름이 좋다.
불과 지난 시즌만 해도 대전은 생존이 우선이었다. 지난해 6월 대전은 최하위로 추락하자 황선홍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당시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던 황 감독은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쓴맛을 봤기에 우려가 컸다. 하지만 대전은 8위로 끌어올리며 잔류라는 임무를 완수했다.
힘겹게 생존한 대전은 이번 시즌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순위표 최상단에 오르며 선두 경쟁을 이끌고 있다. 곧 내려올 거란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전 상승세의 주역은 단연 주민규다. 지난 시즌까지 울산HD에서 뛰던 주민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에 합류했다. 지난해 리그 10골로 다소 주춤했던 그는 대전에서 다시 비상했다. 11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득점 부문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 주민규(대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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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규(대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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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규의 활약에 힘입어 대전은 평균 득점이 지난 시즌 0.8골에서 1.64골로 약 2배 뛰어올랐다. K리그1 12개 팀 중 가장 높다.
돋보이는 득점력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주민규의 해결사 본능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대전은 올 시즌 18득점 중 10골을 후반전에 몰아넣었다. 역시 K리그1 전체 팀 중 가장 많은 수치다.
대전의 강한 뒷심을 이끄는 건 주민규다. 팀의 후반전 10골 중 무려 7골이 주민규 작품이다. 주민규는 포항스틸러스와의 개막전에서 후반 42분과 후반 45분 각각 골 맛을 봤다. 3라운드 수원FC전에서는 후반 43분, 5라운드 제주SK전에서는 후반 5분 상대 골망을 갈랐다.
주민규의 매서운 집중력은 계속 이어졌다. 지난 1일 울산전에서 후반 19분 결승 골을 터뜨렸고 김천상무와의 9라운드에서는 후반 10분 쐐기 골을 넣었다. 지난 라운드 강원FC전에서도 후반 19분 결승 골을 기록했다.
주민규는 4라운드 대구FC전에서 전반 7분에 넣은 득점을 제외하면 모두 후반전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8골 중 7골이 후반전에 나오며 약 현재 득점의 약 88%를 차지했다. 그만큼 주민규와 함께 대전의 집중력 역시 강해진 모습이다.
 | 주민규(대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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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규(대전).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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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황 감독의 용병술과도 연결된다. 대전은 올 시즌 교체 선수의 공격 포인트가 가장 많은 팀이기도 하다. 주민규를 비롯해 정재희, 이준규, 김인균이 각각 1골씩 넣었고 김현욱과 정재희는 각각 2도움을 기록했다.
후반전에 강한 뒷심을 발휘하니 승부처에서 웃는 경우도 많아졌다. 수원FC전(1-0 승), 제주전(3-1 승), 울산전(3-2 승), 강원전(1-0 승) 결승 골이 모두 후반전에 나왔다. 광주FC전(1-1 무)에서는 후반전에 나온 김인균의 동점 골로 승점 1점을 얻기도 했다.
대전은 내달 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FC안양을 상대로 하나은행 K리그1 11라운드 안방 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 팀이자 유일한 승격팀인 안양은 6위에 자리하며 ‘강등 1순위’라는 평가에 맞서고 있다.
공교롭게도 안양은 후반 45분 이후 득점이 3골로 수원FC와 함께 가장 많다. 후반전 최다 득점팀 대전과 후반 45분 이후 득점이 가장 많은 안양의 뒷심이 제대로 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