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수주는 결코 쉽게 오지 않았다. 후발국 한국이 종주국인 미국과 프랑스 기업을 물리친 결과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뒤에도 지식재산권을 빌미로 발목을 잡았고,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체코와 유럽연합(EU) 당국에 수차례 이의를 제기하는 등 몽니를 부렸다. 한수원은 가격경쟁력과 공기 준수를 무기로 갖은 장애물을 뚫었고, 그 덕에 향후 테멜린 원전 3·4호기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한수원에 당부한다. 총 26조원 규모의 두코바니 원전 2기는 가동까지 10년 넘게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로 추가 공사비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따라서 수익률 관리가 중요하다. 지재권 타결 조건으로 웨스팅하우스에 로열티와 일감 등 일정 몫을 배분하기로 한 게 사실이라면 수익률 관리가 더 중요하다. 정치권에도 당부한다. 6월 대선을 노리는 후보들은 하나같이 초대형 AI 투자를 약속했다. 이 공약을 실천하려면 원전 증설이 필수다. 나아가 해외시장에서도 K원전의 깃발을 속속 꽂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AI 시대를 거스르는 ‘탈원전’은 자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