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아침햇살'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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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대추, 보리 음료 키워낸 조운호 대표
숭늉 문화에 익숙했던 한국인에 대한 역사·문화적 통찰
고도성장기 1990년대 '우리 것'에 대한 관심 높아진 배경
세계 인구 100억 시대 "쌀음료는 통한다"
  • 등록 2019-11-02 오전 10:01:37

    수정 2019-11-02 오후 5:58:02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00년대를 풍미했던 우리 음료 ‘가을대추’, ‘아침햇살’, ‘하늘보리’…. 출시된지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스테디셀러 음료로 자리잡고 있다. 제조·유통사인 웅진식품도, 예전보다 못하다고는 하지만, 중견 식품사로 자리매김했다.

아침햇살 광고 CF 일부 (유튜브 캡처)


한 해 수없이 많은 음식 제품이 나오지만 대부분은 시장에서 도태된다. 편의점 매대에 있는 기존 강자들을 끌어내려야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한된 수의 축구팀만 1부리그에 잔류할 수 있고, 그 중에서 강팀은 손에 꼽힌다는 점을 고려하면, 식품 제품들도 축구팀처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다.

제품 한 개 안착시키기도 힘든 식음료 업계에서 다수의 스테디셀러를 만든 주역은 조운호 현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다. 1995년 ‘가을대추’로 시작했던 그의 음료 커리어는 2017년 12월 이후 ‘블랙보리’로 이어지고 있다.

20여년 동안 그의 제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1월 1일 이데일리를 통해 출고됐던 조운호 대표 기사 <“건강음료에 목마른 미국…블랙보리가 콜라시장 대체할 것”>에서 다루지 못했던 그의 성공 비결에 대해 더 풀어본다.

시기에 주목!..1990년대를 통찰했다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정말 좋은 제품이라도 시기를 잘못 만나면 도태된다. 그의 음료가 출시되던 시기는 1990년대 고도 성장기였다.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전까지 한국 경제는 (비교적)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1990년대는 ‘삶의 질’을 추구하기 시작하던 때다. 배고픔의 시대가 지나자 잊혀졌던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 예가 과즙음료의 증가다. 청량음료의 성장세는 주춤해진 대신 과즙음료와 우유탄산음료가 새롭게 등장했다. 청량음료도 ‘코카콜라 라이트’처럼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냈어야 했다.

현대적 의미의 보리차 시대를 열었던 동서
숭늉처럼 우리 음료를 찾는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스나 콜라, 사이다를 사먹으면서도 보리차와 숭늉을 찾았던 게 우리 국민이었다.

당시 조 대표는 우리 차(茶)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여겼다. 쌀이나 보리 등 곡물을 끓여 먹는 게 우리 민족에게는 익숙한 문화였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상업화를 시도한 데서 출발했고, 다른 나라에는 없는 숭늉문화에 집중했다. 이런 발상을 그전에는 못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있다.”

실제 이런 그의 통찰은 맞아 떨어졌다. 1999년 나온 아침햇살이다. 아침햇살은 쌀음료 수출 시대를 열었다. 베트남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연이어 나온 하늘보리도 한국인들의 보리차 사랑에서 착안했다.

우리 음료답게 쉽고 부르기 쉬운 우리 말을 썼다는 점도 통했다. 3~4글자 제품명에 운율을 담았다. ‘가을대추’, ‘아침햇살’, ‘하늘보리’, ‘초록매실’ 등이다. ‘자연은’, ‘꿀홍삼’처럼 3글자 제품명도 있었지만, ‘우리말을 사용한다’라는 원칙은 고수했다. .

축소일로 앞둔 내수시장이지만… .

그는 앞으로 바뀔 생활문화를 보면 미래 음료 시장을 통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을 생각하면서 먹는 음료 문화다. 특히 설탕은 비만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 중 하나로 거론된다. 설탕이 안들어가면서 음료로서 맛을 느낄 수 있는 식품이 환영받게 된다고 조 대표는 예상했다.

조운호 하이트진로 음료 대표
이런 맥락에서 보리음료 종주국인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에 낸 검정보리로 만든 보리 음료가 예가 될 수 있다. 음료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차 음료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쌀 음료도 가능하다. 아시아 사람들의 주식이면서 간편한 대용식을 찾는 추세가 뚜렷해져, 쌀 음료에 대한 성장 가능성도 높다. 간단하게 아침을 대신할 수 있는 음료에 대한 수요를 찾을 수 있다. 국내 내수 시장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시아 등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며 시장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큰 틀에서 선진국 시장은 저출산 등으로 줄고 있지만 아프리카나 남미는 여전히 폭발적인 인구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면서 “2050년에는 10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인구중 기아로 시달릴 인구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들 시장을 노린다면 새로운 쌀 음료 시장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높아진 한국 브랜드 위상도 우리 음료의 세계화에 한몫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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