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측 배제한 노정 협의체, 굳이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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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11-24 오전 5:00:00

    수정 2025-11-24 오전 5:00:00

고용노동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요구를 수용해 ‘노정 협의체’를 신설할 뜻을 밝혔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노정간 불신이 있다는 민주노총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협의회든 간담회든 지속적으로 만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 초청 양대 노총 위원장 오찬 간담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내놓은 ‘전면적 노정 교섭’ 요구에 김 장관이 호응한 것이다. 실무급에서는 이미 노동부와 양대 노총이 노정 협의체 구성과 의제 등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사정 간 대화 채널 분열이 가속화하는 조짐으로 보인다. 제도화한 노사정 협의체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있지만 이는 민주노총이 1999년 2월 탈퇴한 뒤 복귀하지 않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공동 선언식’을 열고 출범한 국회 주도의 사회적 대화 기구는 아직 법제화가 안 됐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 몇 건 제출됐지만 심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들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지 불투명하고, 처리된다고 해도 경사노위와의 기능 중복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해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자칫하면 노사 양측이 각각 정부와 국회 양쪽을 대상으로 선택적 협의에 나서 분열과 갈등만 증폭할 수 있다.

사측을 배제한 노정 협의체 신설은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경영계는 정부의 각종 정책 결정 과정에서 노측의 발언권이 강해지고 사측의 발언권은 약해질 것을 우려한다. 특히 중소기업계는 연간 최저임금은 물론 정년 연장 등 각종 중장기 정책의 결정이 노측에 기울어진 방향으로 이뤄질 경우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금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성장 잠재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혁이 시급한 시기다. 이런 때에는 노사가 여러 측면에서 첨예하게 맞서기 쉽다. 그러니 정부가 노사 양측과 만나 의견을 듣거나 입장을 조율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측은 물론 노측과도 대화나 협의가 필요하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만나면 된다. 하지만 사측을 배제한 공식적인 노정 협의체 신설은 사회적 합의 정신을 해쳐 구조개혁에 걸림돌만 더할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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