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수순에..글로벌 해운업계 양극화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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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8 해운사 선복량은 오르고
9~16위 해운사는 쪼그라들고
한진해운 사태로 동맹해운사들도 위기
  • 등록 2016-09-27 오전 6:00:00

    수정 2016-09-27 오전 6:00:00

지난 23일 부산항 신항 한진해운 컨테이너터미널에서 하역을 마친 한진 화이트호가 대기중에 있다. 부두에는 하역장비들이 줄을 서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국내 컨테이너 해운업계가 구조조정 여파로 혼란을 겪는 지난 6개월 동안 글로벌 해운사들의 선복량 변화에서 상하위 업체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상위 해운업체들은 한진해운이 빠진 빈 자리를 채우며 외형을 더욱 확대한 반면 8위권 밑인 해운업체들의 선복량은 오히려 더 쪼그라들었다. 특히 화주들은 선대 규모가 큰 해운사를 찾으며 해운사들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27일 프랑스 해운통계조사 기관 알파라이너의 ‘글로벌 톱(TOP) 100 해운사의 선복량’ 현황을 보면, 글로벌 1~8위 선사의 선복량은 지난 3월말부터 6개월간 72만6400TEU 증가한 반면, 9~16위 선사의 선대 규모는 같은 기간 5만TEU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15.4%)와 2위인 스위스 MSC(13.4%), 3위인 중국의 CMA-CGM(10.5%)의 외형확대가 두드러졌다. 6개월간 머스크와 MSC는 10위권대 후반 선사들의 선복량(각각 17만9800TEU, 12만4400TEU)에 가까운 선대를 추가확보했고, CMA-CGM은 싱가포르 최대 해운사인 APL과 합병을 통해 36만1500TEU를 늘렸다.

이들 상위 해운사들은 커진 선대를 통해 값싼 운임으로 고객을 더욱 끌어들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선대규모가 쪼그라든 해운사들은 상위권 해운사들에 비해 운임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Alphaliner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는 글로벌 경쟁 해운사들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했다. 해운컨설팅 업체인 MSI는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인해 컨테이너 시장의 과잉 선복량 문제가 완화되면서 일시적으로 운임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6~10월 해운 성수기를 맞아 세계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각종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개시한 지난 1일을 기점으로 40~50% 상승한 후 3주째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한진해운과 같은 CKYE 해운동맹 선사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밖에 다른 해운동맹 해운사들에게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한진해운이 위기에 처하자 COSCO, K-라인, 양밍, 에버그린 등은 일제히 화주들을 향해 ‘한진해운 선박에 실은 고객들의 화물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후 한진해운이 유동성 문제를 겪으며 선박의 입출항·하역에 나서지 못하자 ‘CKYE 회원사들은 한진해운이 지불해야 할 금액을 분담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화주를 안심시키는데 주력했다. 회원사의 선박을 서로 공유하던 영업방식 탓에 같은 동맹 해운사도 발목을 잡힌 것이다.

이런 와중에 K-라인도 최근 한진해운을 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설에 휘말렸다. 이 회사는 “특정 회사가 K-라인의 잠재적인 파산설을 제기하는 내용을 이메일로 유포했다”며 “거짓 메시지를 보낸 상대 측에 철회를 요구했고 향후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상대방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화주들의 마음을 돌리려는 경쟁자들의 암투가 심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의 해운전문지인 로이드리스트는 최근 사설에서 “한진사태는 세계 해운업계가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물류대란을 겪은 화주들은 재무적으로 건전한 선사로 몰릴 것이 분명하다”며 “컨테이너해운은 시장을 장악한 소수의 대형사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다수의 소형사로 이미 양극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상선(011200)은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형자산인 선박과 무형자산인 인력, 네트워크를 흡수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진해운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서 우리 해운 산업은 이미 고객의 신뢰를 잃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과 교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통합을 구상하고 있었다면 한진해운을 법정관리에 보내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을 시켰어야 했다”며 “정기선 해운사에게 가장 중요한 해외 네트워크를 법정관리 이후 인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몇척의 선박과 국내외 부동산 정도만 인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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