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스크 해소 위원회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채무조정일 가능성이 높은데, 헝다 그룹의 채무 조정은 중국 최대 규모일 전망”이라며 “문제는 역외 채권, 즉 달러 채무의 조정이다. 중국 내 채무의 경우 채무 조정이 중국 정부의 의지 등을 고려할 때 큰 무리없이 진행되겠지만 약 192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달러 채권의 조정이 변수”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것은 헝다 그룹이 무질서한 파산보다 채무 조정 등을 통한 질서 있는 파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는 헝다 그룹의 무질서한 파산을 방관하지 않고 개입을 시작했음은 헝다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안정을 강조한 배경에는 경기 하방 압력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미중 갈등 지속과 규제에 따른 빅테크 산업 및 부동산 경기의 동반 둔화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시진핑 국가 주석의 집권 3기 틀이 마련되면서 가을에 개최될 20차 당 대회까지 경제 및 사회 안정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성 순환 역시 중국 경기 경착륙 리스크와 무관치 않다는 판단이다. 동시에 알리바바 빅 테크 및 부동산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원하는 소기의 성과를 얻어내기 위함으로 봤다. 더욱이 미국과의 기술패권 경쟁이 더욱 격화되는 상황에서 자국 빅테크 규제 지속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를 막고 중국 자체적으로 디지털 경제를 육성 혹은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헝다 채무 조정 등에 나서지만 연말 미국과의 1차 무역합의 불이행 등은 잠재 리스크”라면서도 “규제, 사회주의 체제 강화 그리고 긴축으로 대변되던 중국 정책 기조가 ‘안정과 양성 순환’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중국 경기는 물론 국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과 동계 올림픽 등으로 연말연초 중국 정부의 정책기조가 크게 변화되지 않겠지만 동계 올림픽 이후 경기 안정에 초점을 맞춘 정책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수출입 호조는 국내 대중 수출 등 수출 경기가 견조한 추세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