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국은 혼란 그 자체다. 그 중심에 긴축이 있다. 작년 말에도 미셸 바르니에 내각이 긴축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려다 무너졌다. 바이루 전 총리는 프랑스 재정을 “선체에 구멍이 뚫려 물이 들어오는 배”에 비유하면서 나라의 운명이 걸렸다고 호소했으나 소용없었다. 프랑스는 나랏빚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13% 수준으로, 유로 회원국 중 그리스·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한 해 재정적자는 GDP 대비 6%에 육박해 유로존 평균의 두 배다. 그러나 여론과 의회는 당장 공휴일이 줄고 복지가 축소되는 걸 용납하지 않았다. 재정중독은 그만큼 치유가 힘들다.
이재명 정부는 전 정부의 긴축을 버리고 확장 재정에 힘을 쏟고 있다. “가을에 한 가마 수확할 수 있다면 빌려서라도 씨를 뿌려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지론이다. GDP 대비 50% 안팎의 국가채무 비율이 국제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은 맞다. 그러나 프랑스 사례에서 보듯 재정적자는 마약과 같아서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다. 빠지지 않는 게 상책이다. 늪 주위에 울타리를 치는 재정준칙은 유야무야 실종 상태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긴 시야에서 똑 부러진 재정준칙을 세운다면 큰 성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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