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은 결국 물러났다. 이 전 차관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집값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데 이어 본인이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매) 논란에 휩싸였다. 정청래 대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에 대해 입을 꼭 다물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정책 방향을 잘못 잡았기 때문이다. 규제 일변도 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실책을 답습하는 길이다. 잘못 들어선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10·15 대책은 부메랑이 됐다. 현 정권의 주축을 이루는 장관들과 여당 원내대표에게 불똥이 튀었다. 자기들은 서울 강남에 살면서 다른 이들은 집을 살 엄두조차 낼 수 없게 규제로 꽁꽁 묶었으니 원망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10·15 대책에 대해 특히 30대가 가장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부적절 57%, 적절 24%). 주택 실수요층인 30대의 반발을 가볍게 보아선 안 된다.
정부는 일부 보완책을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기하는 대환대출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예전처럼 70%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정도론 부족하다. 서울은 새로 짓는 주택의 70% 이상이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나온다. 시장에 ‘이재명 정부는 다르다’는 믿음을 심으려면 관련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활성화를 가로막는 거대 장벽이다. 민주당이 이를 폐지하거나 유예를 연장하면 시장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에 몰린 자금을 증시로 이동시키려 한다. ‘머니 무브’ 전략은 시장에 먹혀들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4000포인트 코앞까지 왔고, 현 추세로 가면 50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증시에서 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다면 투자자들은 굳이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여기에 공급 중심의 부동산 정책까지 더하면 역대 정부가 그토록 원하던 집값 안정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 더 좋은 동네, 더 좋은 집에서 살고 싶은 건 평범한 이들의 소망이다. 여기에 탐욕 딱지를 붙여 규제 몽둥이를 휘둘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