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사국가고시까지 연기된 의료파동, 대화의 끈 놓지말아야
어제 시작될 예정이던 제 85회 의사국가고시가 의대생들의 시험거부로 결국 일주일 연기됐다. 하지만 학생들은 정부가 공공의대 증설 등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순연된 시험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수학생의 강경 자세 탓에 시험응시 의사를 보였던 일부 학생들까지 피해를 입을까 심히 우려된다.
의사국가고시가 치러지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의사면허를 취득하지 못하는 등 고스란히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또한 공중보건의, 군의관, 인턴 등의 수급에도 적지않은 차질이 빚어진다. 앞으로 며칠이 정부와 의료계간에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마지노 시간이다.
정부는 공공의대증설과 의대정원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이번 정책에 대해 의사협회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완전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의료계가 내놓은 의견들을 토대로 정책내용을 전면 재검토하는 수준으로까지 물러선 상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관련 법안을 일방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미래통합당까지도 여야정과 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해 풀자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제는 의료계가 입장을 제시해야 할 때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가 수시로 발생하고 지역에는 여전히 의료진이 부족한 실정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국민들은 의대정원이 늘어나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경쟁만 치열해질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처럼 같은 의료계 안에서조차 집단휴진이 명분도 없고 정당성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지 의구심이 든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여론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같은 의사인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되고 중환자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정책에 대해 설득력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도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후배 예비의사들이 또다시 국가고시에 응시하지 못해 피해가 전가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퇴로 없는 강경투쟁은 결국 신뢰만 떨어뜨릴 뿐이다. 정부도 의료계와 대화의 끈을 놓지말고 최대한의 접점을 모색하기 바란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