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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법 제1조는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국민의 노령·장애 또는 사망에 대해 연금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의 궁극적인 역할은 무엇일까. 필자는 노후의 빈곤을 줄이고 인간다운 삶을 지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 속에서 삶의 희망을 잃어가는 어르신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것까지 국민연금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가치라고 믿는다.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엄중하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상대적 빈곤율은 약 40%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OECD 평균 약 15%의 2.7배 수준이다. 노인 자살 문제 역시 심각하다. OECD 국가 비교자료에서 우리나라 65세 이상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41.7명으로 OECD 평균 16.3명의 약 2.6배 수준이다. 물론 노인 자살의 원인을 경제적 빈곤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질병과 외로움, 가족관계의 단절, 사회적 고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국민연금만으로 이를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러나 매월 평생 지급되는 안정적인 소득이 노년의 불안을 줄이고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는 중요한 버팀목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국민연금 현장에서 수많은 연금수급자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필자는 늘 “건강하게 오래 사시는 것이 국민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방법입니다”라는 말씀을 드렸다.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고향을 찾아 부모님께 국민연금을 얼마 받으시는지만 묻지 않았으면 한다. 식사는 잘하시는지, 몸이 불편한 곳은 없는지, 외롭지는 않으신지 먼저 여쭤보자. 이웃의 홀로 계신 어르신에게도 따뜻한 안부 한마디를 건네보자. 부모님께는 이런 말씀도 드리면 어떨까. “아버지, 어머니. 평생 고생하며 마련한 연금이니 자식들 생각해서 너무 아끼지 마세요. 맛있는 것도 드시고 여행도 다니시고 아프면 병원도 제때 가세요.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는 데 쓰세요.”
연금은 통장에 쌓아두기 위해 존재하는 돈이 아니다. 노후의 오늘을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평생월급’이다. 부모님이 연금으로 따뜻한 밥 한 끼를 드시고 병원에 가고 친구를 만나고 때로는 여행하며 삶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민연금이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번 추석, 부모님과 이웃 어르신들의 손을 한 번 더 잡아 드리자. 그리고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따뜻한 말씀을 꼭 건네자. 국민연금의 최종 목적지는 돈이 아니다. 노후의 가난을 줄이고 인간다운 삶을 지키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과 생명을 지키는 것. 그것이 국민연금법 제1조가 말하는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의 가장 깊은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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