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대세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청년들의 공시 열기가 식어 가는 추세는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급여는 넉넉하지 않아도 대체로 일은 편하고 사고만 저지르지 않으면 노후가 보장되는 공공 부문의 ‘워라밸’이 취업난 시대에 돋보였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만도 않은 실상에 방향을 달리 잡는 사회 진출생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악성 민원인도 적지 않은 데다 다른 분야보다 심한 위계질서 등 공직 사회 특유의 경직성도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지방 경제의 위축도 지방자치단체와 그 산하기관 근무에 대한 기피 요인이 될 것이고, 정치판에 휘둘리는 간부 공무원들의 위상이나 처신 또한 야심 있는 청년에게는 정상적으로 비칠 리가 없다.
포부 넘치는 우수한 청년 인재들이 가급적 기업 쪽으로 많이 가야 한다. 어렵고 힘들지만 창업은 더욱 응원할 만하다. 그렇게 혁신 기술과 새 상품, 신개념 서비스로 글로벌 무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근래 장기화하는 의과대학 과잉 열풍에 대한 사회적 우려도 그런 맥락이다. 이제 막 사회로 진출하려는 청년들이 워라밸에 매달리고 노후 연금이나 계산하며 ‘가늘고 길게’ 살겠다는 사회라면 밝고 역동적인 미래가 있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