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소프트웨어가 포함되거나 이를 이용해 제작된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최근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행정부가 노트북, 항공기 엔진 등 미국산 소프트웨어가 사용된 다양한 수출품을 대상으로 한 규제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방침과 미국 선박에 대한 신규 항만 요금 부과에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새로운 수출 통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최근 몇 년간 러시아에 대해 기업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컴퓨터지원설계(CAD) 등 핵심 소프트웨어의 수출을 제한하는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중국에도 유사한 범위의 제한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다만 이번 검토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에 대한 광범위한 기술 제재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 정책으로 부담을 겪고 있는 미국 경제에 추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 같은 검토 자체가 미 행정부 내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려는 기류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주요 무역 협상에 앞서 서로 압박 수단을 제시하는 관행을 반복해 왔으며, 이번 조치 역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미국 선박에 대한 신규 항만 요금 부과에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희토류는 모터, 반도체, 전투기 등 첨단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좋은 무역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는 등 양측이 협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시 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공정한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주 초 호주 앤서니 알바니지 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항공기 부품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며 추가 보복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편, 현재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약 55%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추가 조치가 시행될 경우 최대 15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