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4분기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도대체 한국 경제의 경기가 언제 저점을 통과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한국의 경기 선행지표가 아직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기 사이클 둔화가 가시화되는 국면에서 우리나라의 경기 모멘텀이 저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기 선행지수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경기 선행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미국의 사이클에 비해 선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한국 경기의 저점 통과가 더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국과 한국의 선행지수 구성의 차이 등에 연유한다는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주택건설 착공 건수, 내구재 수주액, 제조업 주당 근로시간, 구매관리자지수(PMI), 장단기 금리차, 주가, 소비자대기지수 등으로 구성되는데 현재의 산출과 관련된 지표들이 다수”라며 “한국의 경우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재고순환지표, 자본재재고, 주가, 장단기금리차, 순상품교역조건 등이 포함돼 있어 세부지표들이 가격, 심리, 제조업경기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재고관련 지표로 구성돼 있어 직관적으로 선행성이 기대되는 구성”이라고 짚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기 구조도 한몫한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원은 “한국은 소비재보다 자본재 중심의 수출구조를 가지는데 전세계 일정규모 이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의 실물 사이클에 선행성을 보일 수 있는 산업구조”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의 2017년 세계무역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수출의 55%가 자본재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증시가 미국 등 외국보다 먼저 저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한국 경기 선행지표는 10월 99.22에서 11월 99.19로 추가 하락하고는 있지만 저점 압박을 기대하게 만드는 시그널들이 나오고 있다”며 “OECD 경기 선행지수나 미국의 경기선행보다 약 1.5개월 선행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응용하면 한국 경기 저점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