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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미일 황금시대는 금 도금인가, 트럼프, US스틸에 못 박았다 기사에서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성공적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지만 “빛나는 것은 표면뿐이라고 의심하는 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사는 애초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낮은 기대치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방미 전 이시바 총리의 대미 외교력을 두고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비교하며 불안해하는 시선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의 안전 보장을 확답받는 등 현상 유지를 끌어낸 것만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이시바 “US스틸 매수 아닌 투자”
문제는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한 측면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과제였던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매수(purchase)가 아닌 투자(investment)”라는 발언의 진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A&O셔먼의 일본대표인 이케다 마사히사는 “일본제철의 출자 비율이 50%를 넘어 US스틸이 일본제철의 연결자회사가 되면 트럼프 대통령도 매수가 아니라고 말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이시바 총리 역시 이날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단순인수가 아니다. 투자해서 어디까지나 계속 미국 회사로 남을 것”이라고 밝혀 계획 수정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일본제철은 지난 7일 US스틸의 매수 계획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투자금액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이 이전 제시한 US스틸 매수 금액은 141억달러(20조 5549억원), 매수 후 새로운 설비 투자는 27억달러(3조 9360억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 임원진과의 면담도 약속했다.
트럼프 내주 상호관세 발표…日도 대상될 듯
트럼프 대통령이 특히 상호관세 항목으로 언급한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으로 일본 자동차 관세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은 일본 등에서 수입하는 승용차에 2.5% 관세를 부과하지만,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다만 이같은 관세 부과에도 미국산 자동차는 환경 및 안전규제, 유통시스템 등 비관세 장벽으로 일본 자동차 시장 진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일반사단법인 일본자동차공업회(JAMA)와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7.6%에 불과했다.
일본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1000억달러가 넘는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해소를 약속한 상태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말하면 원유와 가스만으로 곧바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오기도 했다.
야마구치 와타루 테이쿄 대학 정치학과 전임강사는 “‘일본의 대미투자 1조달러’라는 약속과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1000억달러 삭감’은 향후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검증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