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MVP 이승엽 "역대 어느 시즌보다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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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2-11-01 오후 10:13:49

    수정 2012-11-01 오후 10:13:49

삼성 이승엽.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한국시리즈 MVP 삼성 이승엽

10년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이승엽. 그는 이번에도 한국시리즈를 지배한 사나이였다. 팀의 우승과 함께 시리즈 MVP에 올랐다. 힌국시리즈 첫 MVP 수상이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한국시리즈 6차전, 3-0으로 앞서던 4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작렬시키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1차전 선제 결승 투런포로 심상치 않은 감을 보여준 이승엽. 비록 4차전에서 뼈아픈 실수로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이승엽은 이승엽이었다. 5,6차전 더 죽기 살기로 뛰었다. 결과는 우승. 그는 우승의 한 가운데에 섰다. 실력뿐만 아니라 따뜻한 형님 리더십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그다. 삼성의 2년 연속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일등공신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듯 싶다.

-MVP 예상했나

▲못했다. (배)영섭이나 (장)원삼이가 될 줄 알았다.

-10년 전 우승과 기분이 어떻게 다르나

▲그때와 또 다르다. 그땐 아무 것도 모르고 했었기 때문에 막판 홈런을 쳤지만 부진했었고 많이 울었는데 지금은 여유도 생겼고 오늘은 게다가 점수차가 많이 나서 안심했던 것 같다. 어제 너무 어렵게 이겼고 3,4차전 어이없게 져서 팀도 나도 힘들었다. 오늘 게임에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찬스 때 쳐서 좋았다.

-싹쓸이 3루타를 친 후 한 어퍼컷 세리머니가 인상적이었다.

▲나도 선수들도 워낙 조용한 스타일인데,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았다. 2스트라이크 이후여서 안타도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다행이었다.

-10년전과 팀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그때는 우승도 한 번도 못했던 팀이어서 체계가 좀 달랐다. 규율도 엄격했고 미팅도 많았다. 지금은 선수들이 우승을 많이 해서 여유도 생긴 것 같고 후배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하고 있어서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없었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선수들 개개인이 무엇을 해야할지 다 알고 있지 않나 싶었다. 지금의 삼성이 더 강하지 않나 싶다. 그때는 타고투저였고 지금은 투수들이 워낙 좋다. 1차전에서 윤성환이 이야기했듯이 3점만 내달라는 이야기에 우리는 오히려 부담도 줄고 편했다. 투수들을 옆에서 지켜보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시즌 중반에 타격폼을 바꿨다고 했는데, 지금은 만족스럽나

▲지금 갖고 있는 몸상태에서 전력을 다한 것 같다. 경기 때 내 스윙을 못가져갔다. 아무리 잘쳐도 만족스럽지 않았고 계기가 필요하다 했는데 그렇게 시즌 마지막까지 왔다. 우승 결정짓고 손가락 주사 맞고 쉬면서 좋아졌다. 내가 만족할만한 스윙하고 있다는 게 좋다.

-아시아시리즈, 친정팀 요미우리와 붙게 됐다.

▲내가 나갈까. 사실 다리가 굉장히 안좋다. 요미우리라고 해서 특별히 그런 건 없다. 옛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예전에 있었던 팀 정도의 느낌이다.

-그간 상복은 많았지만 한국시리즈 MVP는 이번이 처음인데

▲다른 상과 감회가 다르다. MVP 5번 탔는데 한 번빼고는 다 예상을 했다. 당연히 탈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오늘은 원삼이가 탈 줄 알았다. 사실 아까 더그아웃에서 원삼이, 영섭이 등 얘들 기분을 생각하지 않고 소리를 질렀다.

-복귀 첫 해 마무리한 소감은, 시즌 전 세웠던 목표치는 달성했나

▲부족하다. 3할 30홈런 100타점이 목표였다. 초반 지나면서 충분히 가능하다 봤는데 하면 할수록 한국도 데이터야구를 많이 하기 때문에 내 약점을 노려 들어오다보니 생각했던 타격이 되지 못했다. 그래도 만족한다.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어본 적이 오래된 것 같은데 부상없이 한시즌 소화하고 팀이 우승까지 했으니 기분이 좋다. 아직 실감이 안난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실감날 것 같다. 점수를 주자면 100점을 주고 싶다. 이번 시즌이야말로 홈런 신기록, MVP된 것보다 더 기쁜 한해다. 8년만에 돌아와서 부상없이 팀도 우승했기 때문에 역대 어느 시즌보다 행복했다.

-경기 후 가족들과 어떤 인사를 나눴는지

▲수고했다고 하더라.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시즌 초에 팀 성적이 안좋았을 때 고참으로 부담이 더했을듯 싶다

▲대구에서 두산에게 3연패하고 팀 분위기가 안좋았다. 걱정도 많았다. 마지막에 우리 팀이 정규시즌 1위를 할 것이라 자신했는데 당시는 힘들었다. 미팅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원래 하고 있던 것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평상심을 유지했던 게 잘 됐다.

-이번 시리즈 박석민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선수인듯하다

▲마음을 안다. 경기 마치고 석민이가 내일 이기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라. 울으라고 했다. ‘같이 울어줄게’라고 말했다. 본인은 힘들었을 것이다. 나도 몇 번 경험했기 때문에 잘 안다. 시즌 때 워낙 잘해줬고 지금은 가지고 있는 실력이 부족해서 안 된 게 아니지 않는가. 갈비뼈에 실금이 간 상태였는데 엊그제도 주사를 맞았던 것으로 안다. 그 정신력이 대단한 것 같다. 천재라고 생각한다. 수비, 공격 다 통틀어서 어떻게 저렇게 잘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고비를 계기로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WBC 출전에 대한 생각은

▲총재님이 좀 전에 이야기를 하려고 하셨는데 경황이 없어서 잘 듣지 못했다. 요미우리에 있을 때에는 상황도 안좋고 WBC 안나갔었다. 국가대표를 그만 하겠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한국에 왔고 포지션만 겹치지 않는다면 나라에서 뽑아주면 영광스럽게 생각하겠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많이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 생각 많이 난다. 특히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이 난다. 첫 우승했을 때도 어머니 몸이 안좋아서 제대로 우승의 순간을 보지 못하셨다. 지금 계셨다면 아주 좋아하셨을 텐데 아쉽다. 내가 막내라 신경 많이 써주셨는데 같이 할 수 없다는 게 슬프다. 어디 계시든지 응원해주셨을 거라 믿는다. 앞으로도 잘 보살펴주실 것이라 믿는다. 아내도 뒷바라지 해줘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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