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리디 ‘초능력 F반’ 리디에서 연재 중인 ‘초능력 F반’은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철학을 관통한다. 자신의 존재가 보잘 것 없이 느껴질 수 있지만, 나름의 가치가 다 부여된 존재라는 걸 이 웹툰은 전달해준다. 초능력이라는 재미난 소재를 사용했지만 전반의 이야기는 현실 속 일상과 닮아보인다.
‘초능력 F반’은 초능력이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F반은 쓸모없어 보이는 초능력만 가진 학생들을 모아놓은 클래스다. 주인공의 초능력은 남의 생일이 숫자로 보이는 ‘하찮은’ 능력이다. F반의 다른 친구들의 능력도 ‘쓰레기를 꽁초로 바꾸는 능력’, ‘머리색으로 불운을 감지하는 능력’ 등이다.
때문에 F반은 학교 내외부 모두에서 무시를 받는다. 안에서는 능력치가 출중한 A반 학생들에게 무시 당하고, 밖에는 정부 예산이 지원되는 초능력 학교인만큼 예산이 아깝다는 이유로 일반 시민들에게도 괄시를 받는다. 이 작품이 다른 히어로물과 다른 점이다. 타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압도적인 능력을 가진 ‘먼치킨형’이라면 ‘초능력 F반’은 부족한 능력치의 일반인보다도 더 못한 존재다.
웹툰은 이처럼 괄시를 받는 F반이 내면의 열등감과 외부 시련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내용을 그린다. 사회적으로 차별받던 ‘무쓸모’의 초능력 캐릭터들이 새로운 담임선생님 ‘고훈’을 만나 각자의 가치를 깨닫고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은 성장형 소년만화를 보는 듯하다.
동시에 웹툰은 부족한 주인공들을 통해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거나 포기 하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작품 전반에서 강조한다. 작화도 개성 있다. 소년만화의 그림체에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의 묘사, 화려한 색감 등 극의 분위기를 잘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