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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 5년 만에 맛본 첫 선발승이자 데뷔 시즌인 2022년에 거둔 한 차례 구원승을 포함해 통산 두 번째 승리였다. 올 시즌은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경기에 3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1패만 기록했다.
투구내용은 100%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4실점은 모두 피홈런이었다. 2-0으로 앞선 3회초 오스틴 딘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한데 이어 6회초에도 오지환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구원투수 김상수와 교체됐다.
중요한 것은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냈다는 것이다. 이민석은 강속구가 대단히 매력적인 투수다. 이날도 직구 구속이 최고 154km를 찍었다. 직구 평균 구속도 151km를 기록했다. LG 타자들도 이민석의 직구에 타이밍을 맞췄지만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이민석은 입단 당시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개성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1차 지명될 당시 차세대 에이스감으로 주목받았다.프로 첫 해인 2022년 27경기에 나와 1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듬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회복한 뒤에는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그를 괴롭혔다. 빠른공은 분명 매력적인데 이를 원하는 곳으로 던지지 못했다.
올 시즌 5월부터 1군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이민석은 조금씩 희망을 키워갔다. 특히 5월 11일 KT전에선 6이닝을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이같은 경험이 쌓이면서 이날 프로 데뷔 첫 선발승까지 이어졌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29승 2무 19패를 기록, 단독 2위로 복귀헸다. 만년약체 이미지를 털고 2017년 이후 8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분위기라면 전망이 어둡지 않다.
올 시즌 롯데의 최대 강점은 공격력이다. 방망이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외국인투수 찰리 반즈가 어깨 부상을 당해 알렉 감보아로 교체되긴 했지만 터커 데이비슨-박세웅-나균안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도 나쁘지 않다.
가장 큰 고민은 5선발이다. 처음 5선발로 기대를 모은 선수는 좌완 김진욱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난조를 보이면서 선발진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후 박진, 윤성빈, 한현희 등이 선발시험대에 올랐지만 모두 아쉬움만 남겼다. 그런 상황에서 이민석이 5선발 안착 가능성을 보여준 것. 김태형 감독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민석은 생애 첫 선발승을 거둔 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승리 투수는 된 적이 있었지만 선발승은 없었다”며 “선발 승이라는 것이 훨씬 더 의미있고, 가치 있는 선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민석은 “데뷔한지 4년이 흘렀는데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잡지 못했었다”며 “그럼에도 기회를 주신 김태형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용기를 주신 주형광, 이재율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특히 시즌 전 거의 맨투맨으로 달라붙어 지도한 김상진, 문동환 코치는 이민석에게 은인이나 다름없다. 그는 “시즌을 시작하기 전 처음부터 다시 정립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지바롯데에서 배운 것과 퓨처스에서 새롭게 다진 부분 덕분에 선발 첫 승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민석은 이제 시작이다. 첫 선발승을 발판삼아 더 높은 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경기를 냉정하게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점수를 줬던 부분들을 돌아보며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다음 등판 때는 보완된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