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우리와 마찬가지로 음력 설은 중국에서도 민족 최대 명절이다. ‘춘제’로 불리는 연휴 기간 중 중국인들은 고향을 향한다. 이 날을 유난히 기다리는 중국인들이 있으니 바로 부모 자식이 1년에 단 한 번만 만날 수 있는 가족들이다.
돈을 벌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부모와 홀로 남겨지는 자녀가 갈수록 늘고 있다. 차이나드림의 슬픈 자화상이다.
 | 사진=euroculturer.e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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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큰 도시로 돈을 벌러 떠나는 부모와 떨어져 고향에서 조부모 혹은 어른의 도움 없이 홀로 지내는 이른바 ‘경제적 고아’가 7000만명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여성연맹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은 노숙자와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한창 성장할 시기 아이들에게 부모의 부재는 감정과 영양상태 등 모든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1년에 춘제 때 한 번 부모 얼굴을 보는 아이들은 ‘차이나드림의 희생자’라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도심으로 이주하는 부모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녀를 데리고 가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고향을 떠난 도심 근로자 니 메이홍(35)씨는 남편과 시부모, 8살된 아들을 데리고 도심 근교 지역인 상하이 북부 바오산 지역으로 이주했다. 고향에 할머니와 자녀 단 둘이 지내게 하는 것보다 다같이 이사하는 편이 경제적으로는 힘들어도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가족도 처음 3개월은 따로 떨어져 지냈지만 아예 아이를 돌봐주는 시부모와 다같이 모여살기로 했다. 메이홍씨는 “내 아이를 홀로 남겨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를 데리고 도심으로 온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건 아니다. 특정 지역으로 인구가 몰리다보니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메이홍씨가 이주한 상하이 지역 학교는 정부의 허가를 받은 아이들만 입학할 수 있는데 그 비율이 3분의 2에 불과하다.
메이홍씨는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20만위안(약3500만원)이 필요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아들이 다니는 학교는 한 반 학생이 5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가족은 그나마도 운이 좋은 편이다. FT는 수천만명의 아동들이 아직도 1년에 한 번 부모와의 만남 뒤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