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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발생에 대해 결과 책임을 묻는 식의 수사 또한 기업의 재해 예방 노력에 역기능을 초래하고 있다. 원인 규명부터 재발방지를 위한 과학적 분석보다는 누군가를 처벌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법원도 실체적 진실 발견보다는 유죄 결론을 내려놓고 논리를 꿰맞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중대재해처벌법 유죄 판결의 상당수가 인과관계 논증을 생략하거나 비약하고 예견 가능성 여부는 판단조차 하지 않고 있다. 형사법리에 무관심하거나 무지한 수사기관이 그 실마리를 제공하는 측면이 크다.
게다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재해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하면 할수록 원청이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자의적 해석도 횡행하고 있다. 형법에서 철저히 배격하고 있는 연대책임, 대위책임, 전가책임이 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행정편의주의 접근으로는 원청의 하청 노동자에 대한 안전조치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 안전조치에 주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작 착한 사마리아인의 출현을 가로막을 작정인지 묻고 싶다.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노동조합법(일명 노란봉투법)이 상충되는 문제 또한 심각하다. 기업들은 전문가 조력을 받더라도 누가 어떻게 의무를 이행해야 할지 판단할 수 없거나 모순되는 요구를 받게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어느 하나의 법은 위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산업안전이 형식으로 흐르고 예방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설령 이 같은 문제 발생을 의도치 않았더라도 현실이 의도와 딴판으로 돌아간다면 즉시 바로잡는 게 책임 있는 자세다.
정부는 엄청난 행정자원을 투입하면서도 대형사고가 반복되는 등 ‘가성비’ 떨어지는 현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재해 유족들에게 가장 큰 위로는 유사재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문제투성이인 예방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범인 찾기에 급급하느라 학습과 시스템 개선의 기회를 놓치는 일을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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