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중국 항공사들이 인수를 거부한 항공기를 미국으로 되돌려 보내기 시작했다.
 | 보잉777-80이 10일(현지시간) 베이징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AFP) |
|
18일(현지시간) 항공기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보잉의 저우산 완성센터에 있던 737 맥스(MAX) 항공기가 미국령 괌을 거쳐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해당 항공기는 최종 작업을 거쳐 중국 샤먼항공에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미중 관세 전쟁의 불똥을 맞았다.
로이터통신도 최근 중국 저우산 완성센터로 보낸 비행기 중 한 대가 인도되지 않은채 중국을 다시 출발, 경유지 중 하나인 미국령 괌으로 날아가 시애틀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보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기 불과 몇 주 전 시애틀에서 제작한 신규 737 맥스 항공기 3대를 저우산에 보냈다. 지난주에도 중국에 비행기 1대 더 보내 저우산 완성센터에서 인테리어와 항공사 도색 작업을 마쳤다. 나머지 항공기들도 조만간 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보잉의 신규 항공기 회항은 미중간 무역분쟁이 고조된 여파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미국과의 관세전쟁 보복 조치의 하나로 자국 항공사에 미국 보잉사 항공기 인도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중국에 34% 상호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곧바로 미국에 34% 보복관세를 물리자 트럼프 행정부는 9일 기존 상호관세에 50% 관세를 추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 별도 행정명령을 통해 20% 관세를 매긴 것까지 더하면 현재까지 중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145%에 달한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 수입품에 125% 관세를 물렸다. 이 보복관세에 따라 중국 항공사들은 미국산 항공기나 부품을 수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 사실상 보잉 항공기 도입이 어려워졌다.
보잉과 샤먼항공은 항공기 회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보잉이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쟁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