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카이치 1강' 일본, 한일 우호에 더 성숙된 자세 보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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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6-02-10 오전 5:00:00

    수정 2026-02-10 오전 5:09:05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일본 자민당이 8일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했다. 전체 465석 가운데 316석을 확보, 과반수(233석)는 물론이고 개헌 발의가 가능한 의석(310석)을 넘어섰다. 과거 최다 기록인 1986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정권의 304석을 훨씬 앞지른다. 일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가 전무후무한 승리를 안겨주며 최강의 정권을 탄생시킨 것이다. 연립정권 파트너인 일본유신회(36석)를 합치면 무려 352석에 달한다.

일본 언론이 ‘다카이치 1강’의 정치 상황이라고 지적했듯 다카이치 총리는 최강의 권력을 쥐는 데 성공했다. 뜨거운 대중적 인기와 도박 같은 승부수, 2030세대의 철옹성 지지와 신뢰가 ‘일본을 강하고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다카이치의 정치 구호, 노선과 맞아떨어진 덕이다. 때문에 다카이치의 새 정권은 확실한 정치색을 바탕으로 각 분야에서 어느 때보다 강한 자기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것으로 보인다.

새 정권은 우선 재정 지출 확대와 함께 기준 금리 인상에 부정적 태도를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어제 도쿄 증시 주가가 개장 초부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약세로 출발했다. 안보· 방위 분야에서 새 정권은 방위비 증액과 자위대 역할 확대, 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헌법 9조 개정을 통한 자위대의 정식 군대화 등에도 다카이치 총리는 지지 의사를 밝혀 온 상태다. 살상무기의 해외 수출 허용, 국가정보국 창설, 외국인 규제 강화 같은 정책도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흔들고 ,인접국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대목들이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새 일본이 최인접국인 한국과의 관계에 부정적 변화를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셔틀 외교 재개 등 양국 우호와 신뢰에 불기 시작한 훈풍을 과거로 되돌리는 일 또한 있어선 안 된다. 급격한 우경화와 개헌 드라이브 등은 과거사 문제와 함께 한국민들의 의구심과 불안, 피해의식을 자극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일은 물론 한미일 협력 체제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새 정권이 성숙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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