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03일자 21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직장인 8년차 정희원(남, 33)씨는 사내에서 패셔니 스타로 유명하다. 어지간한 여성 동료들도 그의 패션 감각에 미치지 못할 정도. 그의 책상도 못지않다. 빨간색 다이어리, 핑크색 이어폰과 핸드폰 케이스 등 컬러풀한 일상용품들로 가득하다.
정희원씨는 "팬츠나 재킷 중 하나는 강한 컬러로 포인트를 주는 건 기본"이라며 "검정색, 회색 등 무채색으로 통일된 사무용품과 가전제품에도 컬러풀한 제품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 | ▲ 30대 남성을 중심으로 분홍색 등 화려한 컬러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사진 = 신세계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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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과 노란색 등 여성 전용(?) 색이 남성들에게도 전파되고 있다. 간혹 남성 옷이나 넥타이 등에서 핑크색이 유행한 적은 있지만, 분홍색깔의 패션소품이나 가전제품, 사무용품을 사용하는 남성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핸드폰 관련 소품이 있다. 서울 명동에서 패션소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남성 고객들 중에 절반은 노란색과 분홍색 등의 밝은 제품을 찾는다"며 "그 자리에서 자신의 핸드폰에 끼워서 사용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휴대폰 캐릭터 케이스를 구매한 남성들의 수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50%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휴대폰 홀더·거치대는 83%나 늘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여자 친구나 애인에게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단기간에 제품 판매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보면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서 구매한 남성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 ▲ 인터넷 카페를 통해 핑크색 핸드폰 케이스를 사용하는 남성들끼리의 모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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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분홍색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인터넷상에서도 `남자라면 핑크지`라고 검색해 보면 각종 블로그나 카페에서 분홍색 핸드폰 케이스의 사진을 올리고 품평을 하는 남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는 황종순 과장(38세)은 "분홍색 휴대폰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을 한 번도 어색하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다"며 "케이스 겉면에 알록달록한 스티커도 직접 사다가 붙였다"고 말했다.
보안회사에서 근무중인 이용태(39세) 씨는 "남자라면 모름지기 핑크색 케이스를 써줘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남성들도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소영 삼성패션연구소의 연구원은 "요즘 젊은 남성들은 기성세대와는 달리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환경에서 자라났다"며 "이 때문에 예전에는 금기시되었던 핑크 등 여성스러운 컬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특히, 남들과 다르게 튀어야 한다는 개성적인 성향과 매니아적 성향이 있는 이 세대는 독특한 것, 재미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화사한 컬러가 트렌드로 다가오면서 컬러감이 있는 액세서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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