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진행 중인 관세협상이 슈퍼위크를 맞았다. 이번 주 안에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뤄야 열흘 앞으로 닥친 25%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다. 정부는 막바지 총력전을 펴고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조현 외교부 장관도 조만간 방미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선택과 결단의 시간’이 임박했다. 20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협상 시한이 또 연기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건(8월 1일) 엄격한 마감일”이라고 못 박았다. 정부는 부처 간 이견을 좁히고 정치권도 대승적으로 협상팀에 힘을 보태야 한다.
협상 판의 얼개는 어느 정도 드러났다. 미국은 비관세 장벽 철폐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와 쌀 수입을 더 늘리라면서 다른 한편으론 구글 등 빅테크를 견제하는 플랫폼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협상의 최전선에 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주 “선택과 결정의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농축산물 협상에 대해선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국내적으로 협상안을 만들어 맨데이트(위임)를 받는 과정이 미국과의 협상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주 용산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에서 미국산 농축산물을 추가 개방하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공동성명에서 “농업·농촌·농민이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내부 이견이 갈 길 바쁜 협상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집권 민주당은 국익 차원에서 협상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특히 내부 갈등 조율을 위해선 대통령실의 역할이 중요하다. 웬디 커틀러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지난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온라인 대담에서 “청와대(대통령실)의 감독이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10년 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때 정치권은 피해 농가를 돕기 위해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설치했다. 대미 관세 협상이 안착하려면 재정을 통한 농가 지원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