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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전 NHK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위비 증액 요구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없었다”며 “그것은 일본이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은 초계기도, 새 미사일 방어 기술도 필요하지만 미국이 지시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에게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그 결과로서 방위비 총액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2022년 말 방위비 증액 방침을 결정하고 2027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느린다고 결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국방비 비율을 GDP의 2%에서 5%까지 끌어올리기로 약속한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방위비 증액에 대한 요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2027년까지 국방비를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고 발언한 것은 이와 관련된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도 착실히 방위비를 늘려가고 있다”며 단순한 금액 증액보다는 이를 지역 평화와 번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북한이 핵보유국이라고 발언하지 않았냐는 진행자의 지적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미·일·필리핀 등 다자 협력을 중시하는지에 관한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은 명확히 공동성명 문장에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호관세 정책에 대해 일본이 포함될 것이냐는 질문에 총리는 “알 수 없다”며 “한쪽이 착취하는 듯한 형태로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하는 대일 무역적자는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일본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는 등 “어떻게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어드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에 대해서는 “단순한 인수가 아니다. 투자해서 어디까지나 계속 미국 회사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양국 정상이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함께 말한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상과 관련해 “TV로 봤을 때는 무서울 듯했으나 실제로 이야기를 해 보니 타인의 말을 차분히 듣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궁합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의 노력으로 좋은 결과가 됐다”고 이번 회담을 평가하면서도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분야 등에서 강한 요구를 할 경우 일본 국익을 바탕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 방문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면서 ‘가장 적당한 시기’에 일본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양국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조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