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2.8%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0.3%, 2.8% 였다.
관세 영향이 클 것으로 보였던 품목들의 가격 상승폭이 예상보다 낮았고, 항공권·호텔·여가 등 서비스 부문에서도 약세가 나타났다. 이는 비필수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항공권과 호텔 요금이 하락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약화됐음을 시사했다. 중고차(-0.5%) 의류 가격(-0.2%)도 하락했다. 식료품 가격은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계란 가격은 1984년 이후 가장 큰폭(-12.7%)으로 떨어졌다. 다만 1년전보다는 49.3% 상승했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4월부터 본격화 됐음에도 기업들이 사전에 축적해둔 재고를 소진하면서 아직까지는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판매된 수입품 중 상당수는 관세 적용 전 반입된 물품이다. 아울러 소비가 둔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많은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감수하고 손실을 떠안는 모습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고질적으로 물가상승 주범인 주거비는 0.3% 상승하며 전체 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거비는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끈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주요 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고율 관세도 부과하거나 위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은 불안정해졌고, 소비자 가격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JP모건의 마이클 핸슨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6~7월경 관세 영향으로 인한 가격 급등을 예상한다”며 “연준과 시장 모두 그 상승 압력이 얼마나 클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당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는 소식이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인하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인플레이션은 없고, 휘발유·에너지·식료품 등 거의 모든 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연준은 유럽과 중국처럼 금리를 내려야 한다. 대체 뭐가 문제인가, ‘너무 늦은 파월’(Too Late Powell)!”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의 연준 정책은 미국에 불공평하다. 미국은 지금 꽃필 준비가 되어 있다”며, “그냥 다 내버려 둬라, 아름다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