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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유송규는 10년 차가 넘었다. 그러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124개 대회에 출전해 2021년 헤지스골프 KPGA 오픈에서 기록한 3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내셔널 타이틀이자 디오픈 퀄리파잉 시리즈로 열리는 한국오픈에서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경신한 발판을 만들었다. 단독 1위로 반환점을 돌 가능성이 커졌다.
이틀 연속 언더파 성적을 낸 원동력은 고통을 감내하고 땀을 흘리며 노력한 결과다. 그 과정엔 40kg 체중 감량도 포함됐다.
유송규는 체중이 140kg에 육박하는 거구였다. 그 때문에 늘 체력 부담이 컸다.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어려웠고, 특히 7km 이상 걸어야 하는 골프 경기에선 불리한 조건이었다. 결국, 발목에 탈이 났다. 몇 년 전부터는 발목 통증에 시달렸다.
체중 감량의 효과는 서서히 나왔다. 당장 경기력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경기 중에 체력 소모가 덜하고, 아픈 발목도 나았다. 걷는 게 편해지니 집중력도 좋아졌다.
경기 뒤 유송규는 “식단을 조절하고 단식하면서 체중을 감량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몸이 가벼워지니 발목이 아프지 않고 걷는 게 편해지면서 스윙도 훨씬 안정을 찾았다”고 만족해했다.
프로가 돼 10년간 투어 활동하면서 우승의 기회도 여러 번 있었다. 그때마다 체력적인 부담이 커져 대회 후반으로 갈수록 순위가 하락하는 실패를 경험했다. 이번엔 지난 실패를 경험 삼아 차분한 마무리를 다짐했다.
유송규는 “어제는 자신 있게 쳐보자는 마음으로 경기했고, 오늘은 자신 있게 경기하되 안전하게 치자는 마음이었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덤비거나 긴장하지 않으면서 어제와 오늘 같은 경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예선 통과 뒤에 이어지는 3라운드는 ‘무빙데이’로 불린다. 컷오프의 부담이 사라지면서 치열한 순위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유송규의 전략은 평정심 유지다.
한국오픈에선 강자의 우승도 많이 나왔지만, 돌풍의 주인공도 적지 않게 나왔다. 2021년 이준석, 2018년 최민철은 한국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유송규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한국오픈 우승자에겐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우승상금 5억 원과 메이저 대회 디오픈 출전권 그리고 KPGA 5년, 아시안투어 2년 시드를 제공한다. 유송규는 “여러 혜택 중에 디오픈 출전권과 5년 시드가 가장 탐이 난다”고 말했다.
2라운드에선 디펜딩 챔피언 김민규가 전반 경기를 끝내고 기권해 타이틀 방어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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