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 벌어진 한국·대만 성장률 격차...우린 위기감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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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10-14 오전 5:00:00

    수정 2025-10-14 오전 5:00:00

거침없이 질주하는 대만 경제의 성장 속도가 눈부시다. 국제금융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올해 국가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서 대만은 평균 5.3%인 데 비해 한국은 고작 평균 1.0%다. 이런 속도라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올해 우리나라가 대만에 역전당할 게 분명하다. 정부 전망을 봐도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3만 7430달러로 대만의 3만 8066달러에 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2003년에 대만을 앞지른 뒤 22년 만의 역전이다.

이는 결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국내외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은 내년 이후 적어도 3~4년간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최소 2%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잘해야 1%대를 유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1인당 GDP 4만달러 시대도 2029년께 예상되는 우리나라보다 대만이 먼저 내년에 진입할 것이 분명하다. 3만달러 시대는 우리나라가 2016년에 대만보다 5년 앞서 열었으나 4만달러 시대는 4년가량 뒤지는 셈이다.

대만은 훨훨 날아가는데 우리나라는 엉금엉금 기는 형국이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대만이 보유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더욱 기세를 올리는 TSMC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며 대만 경제의 고속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전하고 있지만 TSMC의 위세에는 못 미친다. 지난 2분기 파운드리 부문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면 TSMC가 71%인 데 비해 삼성전자는 8%에 불과하다. 게다가 대만은 우리와 달리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저변이 튼튼해 TSMC와 같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업을 주축으로 하는 산업 생태계가 잘 발달돼 있다.

대만과의 경제성장률 격차를 한국 경제의 위기를 알리는 경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반도체 대기업들이 더 잘하기만을 바라서는 안 된다. 그동안 과학기술 투자와 인재 양성,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선 대만 정부의 정책을 배워야 한다. 강소·중소기업 육성과 대·중소기업 간 유기적 협업 확대를 통한 산업 생태계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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