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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는 품목은 사과다. 농작물 피해 규모의 대부분을 과수가 차지하고 있는데, 경북은 국내 최대 사과 산지다. 경북의 사과 재배 면적은 1만 9208㏊로 전체 사과 재배 면적(3만 3298㏊)의 57.6%를 차지한다. 산불로 사과 과수원이 상당 부분 불탔기 때문에 올해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락가락한 날씨도 사과 수급 불안의 요인이다. 봄철 사과 나무가 본격적으로 개화할 때, 꽃샘추위로 기온이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면 냉해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최근 기후변화로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졌다가 급격히 추워지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냉해로 생산량이 급감할 수 있다.
마늘도 주요 피해 품목으로 꼽힌다. 의성은 약 9700톤(t)의 마늘을 생산하는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 중 하나다. 마늘뿐만 아니라 양파·쪽파 등 작물 재배도 활발하다.
이 때문에 그나마 안정세를 찾아가던 농산물 물가가 다시 뛸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월 농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0.6% 상승하며, 전체 물가 상승률(2.0%)을 밑돌았다. △배추(65.3%) △양배추(53.2%) △무(89.2%) △당근(59.6%) 등 일부 채소류가 크게 올랐지만, △사과(-2.3%) △오렌지(-8.8%) △감(-27.7%) 등은 떨어진 영향이다. 과일류 전체로 보면 전년보다 5.3% 하락하기도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과·마늘 등 품목별 생육관리협의체를 즉시 구성해 수확기까지 생육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현장 기술지원, 병충해 방재용 약제·영양제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구제역도 지난달 23일 이후 아직 추가 발생은 없지만 아직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14일 전남 영암의 한우 농장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뒤 이날까지 영암, 무안 등에서 총 14건이 발생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건 1년 10개월 만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방역 강화 및 야생멧돼지의 이동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양돈농장의 차단 방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