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檢警 있는데 금감원까지 수사권 요구, 기업은 숨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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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6-01-21 오전 5:00:00

    수정 2026-01-21 오전 10:13:30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에 대해서도 수사권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한다. 금감원이 상급 감독기관인 금융위원회에 기존의 특별사법경찰이 가진 인지수사권을 달라고 한 것이다. 인지수사권을 갖게 되면 계좌추적과 동결, 압수수색, 통신 조회, 포렌식 권한 등으로 ‘조사’‘검사’만 아니라 ‘수사’도 하게 된다.

금감원의 이런 의욕에 대해 금융위는 우려와 함께 반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민간인 신분인 금감원 직원들에게 국가기관이 행하는 수사권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반민반관이라고 주장하고 실제로 공적 업무를 수행하지만 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는 점은 사실인 만큼 금융위의 문제 인식은 타당하다. 하지만 이른바 ‘정권 실세’라고 불리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금융위가 다소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감원에 무소불위의 권한이 주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대응팀을 금융위에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진화하는 자본시장 안팎의 금융 범죄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대응책이라면 금감원 입장에는 이해도 된다. 하지만 민간인 신분에서 독자 수사권을 갖는 것은 헌법과 관련된 문제다. 더구나 지금도 금감원은 금융위 및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한국거래소 등과 협의해서 수사에 준하는 광범위한 조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게 자본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하면서 성과도 내어온 게 사실이다. 더 이상은 과욕일 수있다.

시장과 기업의 입장도 감안해야 한다. 이미 검찰과 경찰이 있고 한 지붕 두 집인 금융위-금감원 협력체제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관세청까지 기업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 특히 수사는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집행되는 것인데 공무원 조직이 아닌 금감원이 국가의 최고 권력으로 꼽히는 수사권을 가질 때 뒤따를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 ‘범죄 없으면 무슨 걱정인가’라는 식의 접근법도 위험하다. 범죄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권을 휘두르는 과정에서의 피수사 당사자 고충과 피해는 무죄로 판정된다고 보상받는 것도 아니다. 법만 많다고 이상 사회가 실현되는 것이 아니듯 조사기관, 수사기관만 많다고 선진경제를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권력기관이 많아질수록 기업은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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