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전거래일 대비 4.05% 하락 마감했다. 전일 장 마감 후 아마존은 지난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으나 환차손을 이유로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애플(-2.40%), 마이크로소프트(-1.46%), 알파벳(-3.27%), 테슬라(-3.39%) 등 주요 종목들이 대거 하락했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좀처럼 실망을 주지 않는 기술주 또는 매그니피센트7 종목에서 아쉬움을 겪으면서 해당 종목들 사이에서 일부 손바꿈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약세장으로 향하고 있다기 보다는 약간의 변동성과 단기적인 실망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 어펌과 온라인 여행정보 제공업체 익스피디아는 호실적에 힘입어 각각 21.81%, 17.27% 급등했다. 사진 공유 플랫폼 핀터레스트도 양호한 실적에 19% 넘게 올랐다.
트럼프 “내주 초 다수 국가 상호관세 발표”
이날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예고였다. 그는 이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오는 10일 혹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국가를 상대로 ‘상호 관세’를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동등하게 대우받길 바란다”면서 특히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호 관세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와 동등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 시행하는 조치로, 일반적으로 무역 상대국의 관세를 달러 단위로 동일하게 부과하는 방식이다. 한 국가가 다른 국가로부터 관세를 부과받았을 때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이뤄지는 보복 관세와는 차이가 있다.
짙어지는 인플레 우려…금리 인하 신중해지나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 전부터 뉴욕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장 시작 전 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 고용지표에 따르면 1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4만3000명 증가, 지난해 월평균 일자리 증가 폭(16만6000명)을 하회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6만9000명)도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11~12월 일자리 증가 폭이 종전 대비 총 10만명 상향 조정됐기 때문에 시장은 이날 고용지표를 전반적으로 견조한 고용시장 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 가운데 미시간대가 조사한 미국의 2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7.8로, 전월 대비 3.3포인트 하락하며 예상치(71.3)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전월 보다 1%포인트 상승한 4.3%를 기록했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물가에 대해 더 많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완화 정체와 강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지표들은 연준이 향후 추가 금리 인하에 더욱 신중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연준 인사 “트럼프 정책, 美경제 불확실성”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과 인터뷰에서 “물가 지표가 좋아지고 노동시장이 강하게 유지된다면 추가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1.5% 반영하고 있다. 전날 동결 가능성은 84%였다.
국채 수익률 급등…유가 상승폭 반납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5.6bp(1bp=0.01%포인트) 오른 4.494%에 거래됐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는 8.5bp 오른 4.293%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 값은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해 전 거래일 대비 0.37 오른 108.07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2년여 만에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제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수 국가 상호관세 부과 소식에 상승 분을 일부 반납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0.55% 상승한 배럴당 71.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50% 오른 배럴당 74.66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