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신산업과 신기술에서 중국의 약진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조잡한 저가 공산품을 만들어 팔고 심지어 ‘짝퉁 공화국’이란 오명까지 받아온 게 오래전은 아니지만, 중국의 산업과 경제는 크게 바뀌었다. 드론 우주 배터리 전기차를 넘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로봇 자율주행 등 신기술의 ‘기술 굴기’를 확대해가고 있다. 중국이 글로벌 산업의 표준을 선점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미래 분야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새로운 미래 기술 분야 신산업의 시장 규모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다.
중국이 미국의 거친 관세전쟁에 맞서는 것도 희토류를 무기 삼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꾸준히 축적해온 기술력이 있고 전면에 내세울 기업이 있는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그룹도 미국 IT 구루 기업들 일변도에서 중국 업체들도 함께 서는 시대가 됐다. 자본도 축적해가고 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위안화의 국제화에 나서면서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고 금 등으로 대체해가는 것도 함께 주시할 현상이다.
‘신기술 굴기’로 뻗는 중국의 약진이 한국엔 그대로 경계와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신기술과 새 산업에서 중국의 약진 이면에는 ‘탈규제’의 대원칙이 있다는 점이다. 개인신상 정보에 연연하지 않고 얼굴 결제와 얼굴 인식 AI 기술을 발전시켰고 하늘을 맘껏 활용하라며 드론을 키웠다. 중국에선 130만 대의 드론이 오늘도 혁신을 실험한다. 희토류만 해도 미국이 환경규제에 매달릴 때 ‘더러운 산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었기에 글로벌 신산업의 급소를 장악한 것이다. 지금도 베이징 인근 개발특구 등의 3만 8000km 구간에서 900여 대 자율주행 택시가 달리며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중국 제조 2025’와 그 후속의 ‘중국 표준 2035’로 어떤 성과를 잇달아 낼지 무서울 정도다. 이 모든 게 중국 고유의 ‘선행선시(先行先試. 실행 먼저 실험 먼저)’ 정책에 기반한다. ‘네거티브 규제’로 제한된 금지사항 외에는 모두 가능하니 웬만한 기술실험과 사업화가 늘 가능하다. 우리 현실은 어떤가. 편향된 이념과 과도한 이상주의에 빠져 산업현장과 기업활동에 갈수록 규제만 늘어난다. 중국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