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카이치 새 일본, 한일 미래지향 협력에 차질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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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10-23 오전 5:00:00

    수정 2025-10-23 오전 5:00:00

그제 출범한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일본 현대 정치사에 진기한 기록을 남겼다. 우선 일본이 의원내각제를 도입한 1885년 이래 여성이 총리(104대)에 이름을 올린 첫 케이스다. 26년간 자민당과 협력해 온 공명당의 이탈로 붕괴 위기에 몰린 연립정부를 보수색 짙은 일본유신회와 손잡고 끝까지 지켜냈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수완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다카이치 총리 자신도 의원 시절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줄곧 참배한 강경 보수파라는 점을 감안하면 새 정권의 색채가 가늠된다.

다카이치 총리의 등장은 일본 국내로도 남성 중심의 세습·파벌 문화를 넘어 ‘여성은 조력자’라는 사회적 인식을 깨뜨렸다는 점이 돋보인다. 여성 의원이 16%에 불과할 만큼 원로, 남성 의원 일색인 일본 정치권에도 새바람이 불고, 대내외적으로 기존 틀을 깨뜨린 변화가 가능할지 주목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주시할 것은 외교 정책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선출 후 “한일 관계를 더욱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면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공조와 경제, 안보 등 각 분야에서 어느 때보다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양국의 우호와 신뢰를 특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에서 신뢰와 정책의 일관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일을 자극한 과거 정부 탓도 있지만 한국민의 대다수는 반한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경제 보복까지 불사하며 한일 관계를 최악으로 몰고 간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에 대해 불쾌한 기억을 갖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유념해야 할 상처다. 과거사 문제와 독도 관련 등에서 정제되지 않은 독설을 마구 쏟아낸다면 양국 관계는 다시 대립과 소모적 갈등에 빠질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최근까지도 “한국과 일본은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 손익 관계 아닌 연대 파트너”라며 미래지향적 협력을 거듭 다짐했다. 한국과 일본 재계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지난 16일 “협력의 60년을 넘어 도약의 60년으로 가자”며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정치, 외교가 민간의 우호와 미래 동행을 발목 잡는 일이 없도록 지도자들의 지혜와 절제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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