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뛴 산업용 전기요금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또 나왔다. 민간 에너지 싱크탱크인 전력산업연구회는 24일 ‘기업 경쟁력 붕괴시키는 산업용 전기 요금, 대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주택용은 놔두고 산업용만 차별 인상한 정치적 결정이 제조업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대로 가면 높은 에너지 비용으로 산업 경쟁력이 후퇴한 유럽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과거 전기료는 한국 제조업의 버팀목이란 찬사를 받았다. 생산단가가 낮은 원전에 적극 투자한 결과 전기료가 경쟁국보다 훨씬 낮았다. 그러나 탈원전 논란을 거치면서 전기료가 슬금슬금 오르더니 결국 지금은 중국은 물론 미국보다 높아졌다. “탈원전해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선언한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발목이 잡혀 그저 요금을 억누르기만 했다. 덤터기를 쓴 윤석열 정부는 7차례 요금을 올렸으나 만만한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현 정부 들어서도 전기료는 불안하다. 이 대통령은 8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달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지금 (원전을 짓기) 시작해도 10년 지나 지을까 말까인데 그게 대책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도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당정은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신설하는 정부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전력산업 전반을 관장할 기후부가 어떤 전기료 정책을 펼칠지는 물어보나 마나다.
산업계는 피가 마른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등 구조조정에 직면한 기업들은 생존의 위기에 처했다. 24일 포항상의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해달라”고 건의했다. 제조업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이다. 이들의 호소를 외면해선 안 된다. 산업용 전기료는 원가 회수율이 약 130%로 추정된다. 원가가 100원이면 130원에 판다는 뜻이다. 내릴 여지가 있다. 정부·여당은 우선 산업용 전기료 한시 인하를 적극 검토하고, 장기적으론 원전을 늘려 값싼 전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