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원리’ 만든 사제(師弟), 노벨 물리학상 수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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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클라크, 미셸 드보레, 존 마르티니스 수상
구글 양자컴 총책임자 출신 존 클라크, 그의 제자 존 마르티니스
1985 조지프슨 회로 실험→1988 사이언스지 완결
‘회로 위의 양자’ 확립, 초전도 큐비트·양자칩의 원점
  • 등록 2025-10-07 오후 8:14:35

    수정 2025-10-07 오후 9:01:3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스웨덴 왕립과학원은 7일(현지시간)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을 존 클라크(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UC 버클리) 명예교수, 미셸 드보레(미국 예일대) 명예교수, 존 마르티니스(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UC 샌타바버라) 명예교수에게 수여한다고 밝혔다.

수상 이유는 전기 회로에서의 거시적 양자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의 발견이다. 클라크 교수는 구글의 양자컴퓨터 프로젝트 총괄을 지냈으며, 그의 제자가 마르티니스 교수다.

양자역학 발견 100주년인 올해, 미시세계의 법칙이 거시적 전기회로에서도 성립함을 실험으로 확증한 성과가 공식적으로 인정됐다는 평가다. 클라크 교수는 왕립과학원과의 전화 연결에서 “이 상은 내 인생 최고의 놀라움”이라며 “동료 드보레·마르티니스와의 공동 성취”라고 말했다.

정연욱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는 과총 설명회에서 이번 수상의 의미를 “거시적 전기회로에서 양자현상을 ‘명명백백’하게 보인 결정적 출발선”으로 규정했다.

왼쪽부터 존 클라크 미국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명예교수, 미셸 드보레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 존 마르트니스 미국 산타바바라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 Nobel Prize Outreach 제공
‘트랜지스터’에 비견될 근본 실험… “완성품이 아니라 뿌리에 준 상”

정 교수는 올해 수상을 “반도체사(史)로 치면 트랜지스터를 만든 일”에 비유했다. 이후 무엇이 CPU·GPU가 되든 간에, 근본 회로 원리를 세운 공로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 상은 양자컴퓨터 완성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적 뿌리에 대한 노벨상”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주제는 Quantum physics on a chip(칩 위에서 구현된 양자물리), Engineereable artificial atoms(설계 가능한 인공 원자), Probe quantum properties of mechanical oscillators(기계적 진동자의 양자 특성 탐구), One of the platforms for quantum computers(양자컴퓨터를 구현하기 위한 주요 플랫폼 중 하나)다. 출처=Nobel Prize Outreach
‘회로 위의 양자’

왕립과학원은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로 에너지 양자화와 양자 터널링을 꼽으며, 세 수상자가 1980년대 중반 이를 거시적 전기회로에서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의 설명은 구체적이다.

조지프슨 접합을 쓴 초전도 회로에서 무전압 상태↔유전압 상태 전이가 관측됐다. 고전역학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실제 전이는 양자 터널링으로 일어난다.

마이크로파 조사 시 회로가 불연속(양자화)된 에너지 준위로 흡수하는 것이 확인됐다.

실험 대상은 돋보기·맨눈으로 볼 수 있는 ㎜급 칩·배선 스케일이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즉, 원자·전자 수준을 넘어 거시계에서도 양자현상이 작동함을 실험적으로 확립했다.

정연욱 교수는 이 일련의 작업이 “1985년 핵심 실험과 1988년 Science ‘완결편’으로 정리됐다”고 짚었다.

왼쪽부터 존 클라크 (John Clarke), 미셸 드보레 (Michel H. Devoret), 존 M. 마르티니스 (John M. Martinis)
사제(師弟)의 계보, 스승·제자의 ‘한 팀 돌파’


정 교수에 따르면 이번 업적은 스승(클라크), 박사후 연구원(드보레), 제자(마르티니스)의 역할이 맞물린 팀 성취다. 마르티니스는 당시 핵심 실험을 이끌었고, 이후 연구 축은 이어져 2019년 ‘양자우월성’ 시연으로 연결됐다. 정 교수는 이를 “양자칩·초전도 큐비트로 이어진 산업사의 연속선”으로 평가했다.

통념을 바꾼 40년

정 교수는 “양자역학은 미시에서만 일어난다”는 통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건을 정교하게 갖추면 회로 같은 거시적 디바이스에서도 양자적 확률성·양자화·결맞음이 뚜렷이 드러난다는 것이 이번 상의 본질이라는 설명이다. 초전도는 그 환경을 마련하기에 특히 유리했고, 여기서 출발해 오늘의 초전도 기반 양자기술이 전개됐다.

다만 이번 수상이 구글·IBM 등 빅테크의 양자컴퓨터 투자 확대를 촉발할지에 대해선 “큰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연욱 교수는 “민간의 대규모 베팅은 2015년 전후 이미 방향이 정해진 흐름”이라며 “이번 수상은 새로운 투자 트리거라기보다 초전도 플랫폼의 정당성을 과학사적으로 재확인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양자컴퓨터 원리 만든 사제, 노벨 물리학상 수상’은 미시의 법칙을 거시의 기술로 끌어올린 근본 실험에 대한 헌사다.

1985~1988년의 실험적 검증이 양자칩·초전도 큐비트로 이어지는 기술사의 원점(原點)임을 공식화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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