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리는 돈만 2~3조..'오피스텔 개미' 증시 큰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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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3-03-26 오전 9:30:00

    수정 2013-03-26 오전 9:30:00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자산운용회사나 증권사 출신의 전업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도권에 몸담으면서 기업분석과 매매능력을 갖춘 데다가 굴리는 돈도 수조원에 달해 기관투자자 뺨치는 투자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밀집한 여의도 내 오피스텔 곳곳에 삼삼오오 짝을 이룬 전업투자자 사무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S트레뉴 빌딩을 필두로 여의도 메리어트, 대우메종리브르 등 대부분의 오피스텔에서 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업투자자들 대부분은 제도권 자산운용회사나 증권사에 몸담았던 공통점들을 가지고 있다. 재작년 하반기 이후 IB 인력을 필두로 금융투자업계에 감원 바람이 본격화하자 아예 적을 버리고 마음에 맞는 이들끼리 모여 트레이딩 룸을 열었다.

일례로 이제 40대로 접어든 한 전업투자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증권업무를 시작한 뒤 프랍데스크(자기매매 부서)와 자문사를 거쳐 현재 비슷한 경력을 가진 5명의 전업투자자와 함께 하고 있다.

오피스텔 개미들은 2000년대 초반 벤처 붐이 일면서 코스닥이 폭등하던 당시 다니던 직장을 버리고 단타매매로 나선 전업투자자나 소외 개미투자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상당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특정종목의 지분을 대거 매집한 뒤 경영 참여까지 노리는 슈퍼개미와도 다른 부류들이다.

우선 이들은 자금 동원력이 상당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그러다 보니 최근 증시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투자자문사를 대신한 투자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1인당 자금동원력도 대단하다. 자기 자금만 수억원에 달하고, 여기에다 제도권 내 네트워크를 동원해 끌어 올 수 있는 자금까지 합하면 수십억원에 달한다는 전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슷한 이력을 갖춘 전업투자자 4, 5명만 모이면 200억원까지 운용할 수 있을 정도”라며 “제도권 기관투자자의 매물을 전부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 동원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상당기간 제도권에서 일했던 경력 탓에 기업분석 능력은 물론 매매기법 역시 기관투자자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적을 갖지 않고 자기자금을 마음껏 굴릴 수 있어 실제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노하우는 기관투자자를 훨씬 앞지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일부 전업투자자들은 기업탐방을 위해 통상 일주일에 3개 회사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껏해야 1주일에 한 번 꼴인 기관투자자보다 정보 면에서 앞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주가가 저평가돼 있더라도 거래량이나 시가총액이 적어 기관투자자가 섣불리 투자하기 힘든 종목에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한 전업투자자는 “증권사 지점이 있던 지방도시 내 오피스텔에도 여의도와 비슷한 트레이딩 룸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며 “서울과 지방을 합쳐 이들이 운용하는 자금만 2조∼3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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