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누구를 위하여 오르나[新 광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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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명지대 겸임교수
李 정부 주식시장 부양 전력, 부동산→주식 머니무브 기대
현실에선 다시 집값 꿈틀, 주식으로 번 돈 아파트 투자
자산 불평등 더 커질 수도
  • 등록 2025-10-15 오전 5:00:00

    수정 2025-10-15 오전 5:00:00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명지대 겸임교수]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장편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제목으로 더 유명한 소설이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릴까. 헤밍웨이는 소설 제목을 17세기 영국 시인이자 성공회 성직자인 존 던의 산문집에서 따왔다고 알려졌다. 산문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고 한다. “어느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가, 그것은 그대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울리는 종도 그대를 위한 것이었다.

한국 코스피 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3600선을 넘나들고 있다. 올해 초 이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약 50%에 달해 글로벌 주요국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방문 중에도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주식을 사라고 홍보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식 시장이 상승해서 만족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주식시장에 진심인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상법 개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코스피 5000을 말하고 있다. 노력의 성과는 일단 달성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주가가 상승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질문이 남는다.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한국 주식시장은 상승해야 하는가. 아니 상승을 말하는가. 법을 개정하고 정책을 집중해 주가를 상승시킨다고 하는데 목적어가 비어 있다.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하여. 정부는 주가 상승의 목표를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생산적인 투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즉, 주식시장을 자금의 새로운 통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성동구와 마포구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다시 수억원씩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주가도 오르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정부가 말한 ‘부동산 → 주식’ 자금 이동이 실제로 작동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주식시장 상승 이면에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소득분위별로 유가증권 보유 현황을 보면 자산이 가장 많은 5분위는 주식 등 유가증권을 7688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자산이 가장 적은 1분위는 66만원에 불과하다. 무려 116배에 이르는 차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될 것이다.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양극화는 확대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대립과 갈등이 지금 아주 크죠. 근본적 원인은 경제적 이유입니다. 먹고살기가 어려워져서 그래요. 세상 사는 게 힘들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더 잘살게 됐는데 왜 부족하게 됐느냐. 편중됐기 때문이죠. 소위 양극화, 불평등, 격차가 너무 커졌어요.”

정확한 현실인식이다. 그런데 주가가 상승하면 우리나라 자산 불평등은 더욱 커질 것이고 그렇다면 대립과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이다.

주식시장 상승 목적이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생산적 투자 전환이라고 한다면 분명한 목적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 주식 시장 정상화를 위한 법 개정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익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도 함께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사람들은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고 서울 아파트를 사려고 다시 몰려들 것이다. 단순한 주가 상승을 넘어 주식 시장 정상화를 통해서 어떻게 자산 격차와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와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누구를 위한 주가 상승인가에 대한 답을 가져야 한다.

주가 상승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목적어를 찾아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분명하고 현명한 목적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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