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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민주주의의 상징’ 미국 의사당에서 사상 초유의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최종 확정하기 위해 소집한 상·하원 합동회의 장소에 난입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경찰 여러명이 다치고 여성 한 명이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시위대 수천명은 이날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인증에 항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내부로 난입했다.
상·하원의 합동회의를 통한 선거인단 개표 결과 인증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을 위해 남겨둔 마지막 법적 관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행태가 결국 폭력 사태로 비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의사당 주변에 다다르자 둘러쳐진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사당 가까이 진입했고, 이들 중 일부는 급기야 경찰의 제지까지 뚫고 의사당 내부로 들어갔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가스 등을 뿌렸으나 난입을 막지 못했다. 난입 직후 상·하원 회의는 중단됐다. 상원 회의를 주재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의원들은 급히 대피했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도 급히 몸을 피했다.
CNN은 “의사당에 난입한 시위대가 하원 본회의장의 문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까지 들렸다”고 전했다. 일부는 상원의장석까지 점거하며 “우리가(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외쳤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난입 사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시위가 아니라 반란”이라며 “미국의 민주주의가 공격 받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직접 TV 생방송에 출연해 ‘의사당 포위를 끝내라’고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대선 승리를 최종 확정하려 했으나, 폭력 사태에 밀려 이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통행금지를 전격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