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전' 원문 살리니 인물이 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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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탄 판본 번역 출간
  • 등록 2012-11-01 오전 9:37:22

    수정 2012-11-01 오전 9:37:22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삼국지연의’ ‘서유기’ ‘금병매’와 함께 중국 4대 기서(奇書) 중 하나로 꼽히는 ‘수호전’(전6권)이 글항아리에서 출간됐다. 명말청초 비평가인 김성탄(1608~1661) 판본을 번역한 것으로 ‘최대한 충실하게 원문을 반영한 한국어판’으로 기획됐다. 원작자는 원말명초 시내암(1296?∼1370?)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설에 따르면 나관중이 편찬했다는 주장도 있다.

김성탄 본은 이전까지 유행하던 수호전을 재창작한 것으로, 중국 문학비평사상 평점식 비판문체를 처음 탄생시킨 창작법으로 쓰였다. 108명 호걸이 양산박에 모여 제사를 지내고 의형제를 맺는 70회로 마무리된다. 고전번역가인 두 명의 역자(방영학·송도진)는 여기에 800여개의 주석을 달아 원전을 고스란히 담으려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사건이나 인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제껏 스토리 위주로만 번역돼 지나치게 평탄했던 아쉬움이 보완됐다. 우악스러우면서 섬세한 노지심, 천진난만하면서도 잔혹한 이규, 독하고도 날렵한 임충 등이 송나라 탐관오리에 맞선 호걸들로 되살아났다.

중국 ‘송사(宋史)’에 근거하지만 ‘수호전’은 ‘삼국지연의’와는 다르다. 역사가 바탕인 소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추천서문을 쓴 소설가 황석영은 “갖가지 이유로 사회의 제도적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게 되는 여러 계층의 백성들 이야기가 수호전”이라며 “시내암이든 나관중이든 김성탄이든 그들이 살던 시대의 민중이 가졌을 법한 ‘위기의 시대’에 대한 반작용이었을 것이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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