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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사업도 활발하게 확장하고 있다. 실패도 있었나.
△일식 레스토랑 ‘만텐보시’, ‘타츠미즈시’, ‘야마야’, ‘안즈’ 등은 문을 닫았다. 내가 빨랐던 것도 있고 후쿠시마 일본 대지진 영향도 있었다. 또 내가 자주 가지 않으면 유지되지 않았다. 게다가 요즘은 사람을 구하는 것도 어렵다. 이탈리아 음식을 하려면 스태프가 10여명은 있어야 하는데 일주일에 한 명씩 나가니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이젠 한 종목만 잘하는 걸 해보려고 한다. 이탈리아 음식 전체가 아닌 파스타 전문, 피자 전문 등 한 분야만 전문으로 해보려고 한다. 나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했다. 외국에서도 많이 봤다. 제대로 만드는 게 더 좋은데 자동화시스템으로 우유 20만개, 100만개 만드는 건 재미가 없었다. 시스템이 자동화로 바뀌는 과정에서 오래 일하던 분들과 헤어지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손으로 하는 사업을 찾았다. 우유(매일유업)는 김선희 부회장에게 맡겼다.
-좋은 파트너를 고르는 것도 중요한데.
△난 결단력이 좋다. 그런데 그 결정이 다 잘될 순 없다. 김선희 부회장은 굉장히 치밀하다. 나에게 좋은 파트너다. 그래서 김 부회장이 죽어라 말리는 건 안 한다. 하려면 엄청 설명해야 한다. 특히 내가 제일 잘한 게 김선희 부회장 만난 것이다. 10년 전에 씨티뱅크에 잘 있는 사람을 도와달라고 설득해 모셔왔다. 인사도 모든 걸 다 맡겼다. 나는 한 명도 데려온 사람이 없다. 그쪽은 전병이다. 매일유업이 잘 된 건 김 부회장 덕이다. 형제가 아니어도 좋은 사람이다. 한 집에 호랑이가 두 마리가 있으면 안 된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나는 상하농원을 하고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을 맡고 있다.
△창의력과 도전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물론 실패도 많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우유 사업만 고집했다면 지금쯤 회사가 어려워졌을지도 모른다. 주변에서는 하던 것만 잘하라고 조언했지만 지금은 물류 회사와 상하농원이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두 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기업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진실함은 경영자의 기본적인 덕목이다. 직원들에게 진실해야 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도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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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정기후원을 시작으로 가정배달 사업을 운영하던 노하우로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을 지원하고 있다. 유제품 제조·판매회사인 만큼 가정배달 사업의 인프라를 통해 CSV(Create Shared Value, 공유가치 창출)를 실현하고 있다. 독거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곳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아 걸어서 직접 배달해야 하는 곳이 많다. 일반 가정집에 배달하는 것과 달리 배달 시간이 3배 이상 소요되지만 안부우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소외된 독거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매일의 미래는.
-살이 많이 빠지면서 라이프스타일도 좋아졌다는데.
△하루에 2만 보씩 걷고 저녁은 안 먹는다. 그렇게 10㎏을 뺐다. 골프장 가도 카트 안 타고 걷는다. 운동은 유튜브 홈트로도 하고 집에 올 때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는다. 운동은 이제 필수다. 한 달에 딱 한 번만 술을 마신다. 밥 먹을 때 맥주 두 잔 정도가 전부다. 얼마 전 손주를 자주보기 위해 딸이 사는 집 근처로 이사하면서 불필요한 물건들을 많이 정리했다. 욕심을 비우고 본연에 충실 하려고 한다. 열심히 안 하면 안 된다.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대 회장님이 살아 계셨으면 어떻게 평가할 거 같나.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다면 아마 혼내셨을 거다. 성격이 워낙 다르니까. 창업 세대는 모든 것을 혼자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좋은 파트너와 함께 ‘제대로 된’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10년 후에는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의 식품 기업으로 성장해 있기를 바란다.
■김정완 회장 △1957년생 △매일유업 입사 △매일유업 상무이사·부사장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 △매일유업 대표이사 부회장 △매일유업 회장 △(현)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