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12월' 숏다리에 커피·생수까지 줄인상…이제 시작일 수도

과자·생수·커피·음료·티슈까지 가격 들썩들썩
기후위기에 코코아 원두 등 치솟는 원부자재
1400원 돌파한 환율…"수입 비용 배로 뛴다"
  • 등록 2024-11-26 오전 7:05:39

    수정 2024-11-26 오전 7:05:39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식음료업계가 하반기 가격 도미노 인상에 나서고 있다. 과자·커피·음료부터 생수까지 전방위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 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와 커피 원두 등 원·부재료가 치솟고 있는 데다 물류비, 인건비, 환율 등 제반 비용 상승이 이어지면서다. 업계는 수익성 보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서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초콜릿 과자류를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생수·시리얼·탄산음료·안주류 등 일제히 ‘꿈틀’

2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주요 먹거리와 생필품 가격이 대거 인상될 예정이다. 농심(004370)은 다음달부터 생수 `백산수` 출고가를 9.9% 인상한다. 편의점의 경우 백산수 500㎖ 제품이 950원에서 1000원으로 50원(5.2%) 오른다. 동일제품의 대형마트 가격도 430원에서 480원으로 50원(11.6%) 상승한다. 이번 가격 인상은 2018년 이후 6년 11개월 만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상물류비가 2018년 대비 90% 이상 오르는 등 제반 비용이 급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식사 대용으로 먹는 시리얼류의 편의점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다음달 1일부터 시리얼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시리얼컵’ 4종이 1900원에서 2000원으로, ‘켈로그 콘푸로스트’는 3500원에서 3700원으로, ‘켈로그 첵스초코팝핑’은 5000원에서 5600원으로 오른다. 동서(026960)식품 역시 내달 포스트 콘푸라이트 가격을 5000원으로 500원 올리고 과자류인 오레오오즈와 리츠크래커 4종 등의 가격도 7300원, 2000원으로 각각 10.6%, 11.1% 인상한다.

편의점 티슈와 안주류, 음료류 가격도 오른다. 5650원에 판매됐던 크리넥스 각티슈(알레르기 컴포트로션) 제품이 12월부터 단종되고 5950원인 신제품(알레르기 케어로션)이 출시되면서 가격이 300원 오른다. 편의점 대표 안주인 한양식품 ‘숏다리’도 2600원에서 2900원으로 오른다. ‘빅숏다리’와 ‘숏다리매운맛’도 6000원, 2900원으로 각각 700원, 300원 인상된다. 농심의 탄산음료 제품인 ‘웰치스 포도캔’, ‘제로 포도캔’, ‘제로 오렌지캔’ 제품도 각각 100원씩 올라 1500원이 된다.

이외에도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줄을 잇고 있다. 앞서 동서식품은 지난 15일부터 인스턴트커피, 커피믹스, 커피음료 등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대표적으로 맥심 모카골드 리필 500g 제품은 출고가 기준으로 1만 7450원에서 1만 9110원으로 올랐다. 해태제과도 지난 22일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포키’, ‘홈런볼’, ‘자유시간’ 등 10개 제품 가격을 다음달 1일부터 평균 8.59% 인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46g 기준 홈런볼 가격은 1700원에서 1900원으로 11.8% 오른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치솟는 원두·코코아 가격에 프랜차이즈 커피빵도 올라

베이커리와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도 도미노 인상이 진행 중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지난 19일 대표 메뉴인 ‘32겹 브레드’ 가격을 출시 3개월 만에 기존 4800원에서 5500원으로 약 14% 인상했다. 스타벅스는 이달 1일부터 블렌디드 음료 2종과 프라푸치노 6종, 피지오 1종 등 총 11종의 톨 사이즈(355㎖) 가격을 200원씩 올렸다.

업계는 원부재료와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상승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한다. 코코아와 원두가 대표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NYBOT-ICE)의 지난달 코코아 선물 평균 가격은 톤(t)당 7273달러로 전년 동월(3603달러)과 비교해 101% 급등했다.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하는 ‘로부스터 원두’와 커피 전문점에서 쓰는 ‘아라비카 원두’의 지난달 선물 가격도 전년동월대비 각각 91% 62.4%씩 올랐다.

달러당 1400원을 웃도는 고환율도 식품업계를 옥죄는 요인이다.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의존하는 만큼 수입 비용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98~1401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환율은 지난 5일 미국 대선 직전 1300원대를 기록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1410원을 넘어서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 가격 인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환율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기후위기에 따른 농작물의 가격 인상 역시 지속하고 있어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원부재료가 오르는 상황에서 고환율까지 이어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후 위기 등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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