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위기 있었지만…성심당 성공한 이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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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빵집의 새역사 쓴 성심당]②
가성비 희귀템 튀김소보루, 부추빵 특허출원
매장 제조 판매+규모의 경제로 원가율 확 낮춰
대전서만 판매, 공간적 접근성 제약이 희소성 극대화
나눔빵, 일자리 창출, 좋은 직원복지, ‘착한기업’ 위상
  • 등록 2025-05-13 오전 6:00:10

    수정 2025-05-13 오전 6:48:27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올해는 발명의 날(5월 19일) 60주년이다. 특허청은 발명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빵차 전국 투어’에 나선다. 일상 속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빵을 제공할 예정이다. 흥미롭게도 특허청 협업 대상자(빵 제공)가 바로 성심당이다. 성심당의 ‘튀김소보로(팥소가 들어간 소보로빵을 기름에 튀긴 것)’와 ‘부추빵’은 각각 2010년과 2013년에 특허출원이 된 제품이다. 오늘의 성심당을 만든 1등 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이런 독특한 빵에 있다는 분석이다. 성심당에는 튀김과 ‘판타롱부추빵’, ‘명란바게트’, ‘딸기시루(케이크)’ 등 성심당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시그니처(대표) 메뉴가 있다.

(사진=성심당)
성심당이 처음부터 ‘고유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심당 창업주 임길순 대표는 제빵 기술 자체가 없었다. 때문에 공장장 등 제빵 기술자를 고용해 빵집을 운영해야 했다. 이러다 보니 제빵사들의 잦은 가불 요구와 태업, 도망 탓에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기술이 없어 속앓이 하던 부모를 지켜봐 온 임영진 대표가 제빵 기술책을 탐독하며 손수 제빵 기술을 습득한 이유다.

특히 성심당 제품은 가성비까지 더해지면서 경쟁력이 배가된다. 튀소 1개는 1700원이며 6개 세트에 1만원에 살 수 있다. 부추빵도 2000원이고 소금빵도 1500원으로 다른 곳보다 500원 정도 싼 편이다. 제일 작은 딸기케이크인 ‘딸기시루 막내’는 4만4000원으로 10만원대를 넘어가는 고급 호텔케이크 절반에도 못미친다. 이는 현장에서 빵을 바로 만들어 팔아 물류비 등을 최소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뚜레쥬르(51.9%), 파리바게뜨(54.0%) 등 대기업과 대등한 수준까지 원가율(53.9%)을 끌어내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가격정책이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 빵집과 달리 성심당은 대표상품이 명확하다”며 “이를 공정 효율화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싸게 팔아 좋은 이익률을 남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3년에 출시한 딸기시루 덕에 성심담은 2024년(56%), 2023년(52%)에 지난 10년간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율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을 하게 된다. 명란바게뜨 역시 2018년 개그맨 이영자씨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언급하면서 당해 26%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자료=회계법인 MMP 및 다트)
가성비 있는 희소한 아이템(희귀템)은 대전이라는 공간적 제약과 만나 희소성이 극대화된다는 평이다. 대전에서만 먹을 수 있는 공간적 제약은 시간적으로 상시 절판 마케팅과 같은 효과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다. 성심당은 대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비(非)프랜차이즈 로컬리티(지역성)’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이 2014년 원하는 곳, 원하는 크기만큼 자리를 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대구 삼송빵집이 가맹사업에 적극 나서 서울, 부산, 울산, 전주, 청주 등 전국구 빵집으로 전환하고 군산 이성당을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것과 다르다.

이는 1995년 임영진 대표 동생이 당시 프랜차이즈 붐에 편승해 성심당 가맹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전례가 있어서다. 동생은 철저한 준비 없이 당시 유행을 쫓는 ‘트렌드의 덫’에 빠졌다가 본점 성심당까지 부도 직전의 뼈랑 끝으로 몰고 간다. 역설적이게 대기업 따라 하기에 취해 우왕좌왕하던 성심당에 길을 내준 건 모든 것을 태워버린 2005년 9월 본점 화재사건이었다. 옆 건물에서 발생한 불이 옮아붙으면서 3층 공장이 전소됐는데 이는 초심 회복의 계기가 됐다.

딸기시루 2.3KG (사진=성심당)
성심당이 위치한 대전은 입지상 우위도 갖고 있다. 다른 지역 빵집 위치보다 상대적으로 국내 중앙에 있고 서울에서 KTX로 1시간 거리다. 이승호 상명대 융합기술대학 식품공학과 교수는 “대전이라는 입지는 독특한 역할을 한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모이고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워 다른 지역 빵집보다 모객에 휠씬 유리하다”면서 “특색있는 곳에 대한 경험소비 트렌드와 코로나 이후 국내 여행 수요가 늘면서 부상한 ‘빵집순례’(전국 유명 빵집을 순례하듯 방문하는 여행)의 수혜를 크게 봤다”고 했다. 실제 지역 빵집은 전반적으로 코로나 이후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났다. 지역 빵집 전체의 2020년~2024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27% 였는데 성심당의 평균 성장률은 41%였다.

이런 점에서 성심당이 2012년 11월 대전역에 입점한 것은 지역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국적 수요를 최적으로 빨아들일 수 있는 신의 한 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성심당 관계자 역시 “매출 확대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대전역 입점이었다”며 “롯데백화점 대전점 입점(2011년 12월)이 지하였던 것과 달리 대전역 입점은 KTX역 개찰구 옆이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사회적 책임 경영도 성심당에 우호적 여론을 만들어주는 토대가 된다는 평이다. 창업주 때부터 당일 만들어 팔고 남은 빵을 복지사회시설 등에 전부 기부하는 ‘나눔빵 실천’과 우송정보대학과 협력해 제과제빵학과에 ‘성심당 마이스터 클래스’ 과정을 운영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수익 15%는 무조건 직원 인센티브로 지원하는 등 뛰어난 직원 복지도 착한 기업 이미지에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김상호 단국대 바이오식품공학과 교수는 “지역에서 많은 사회적 공헌을 하는 성심당은 ‘싸고 맛있고 많이 준다’는 소비자 인식을 만들어낸 반면 대기업은 노동문제와 공장 사고, 사익 편취 등의 문제로 반감이 크다”며 “성심당은 대기업에 맞서 지역에서 생존한 빵집이라는 이미지를 획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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