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국군정보사 군무원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비밀요원 명단을 중국에 유출한 사건이 있었다. 형법상 ‘적국’은 통상 북한을 지칭한다. 중국을 위해 스파이 노릇을 한 사람은 간첩죄로 처벌할 수 없다. 이를 계기로 간첩죄 적용 대상에 ‘외국’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실제 형법 개정안은 작년 11월 법안심사소위까지 통과했으나 막판에 더불어민주당의 제동으로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개정안을 처리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잘한 일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가핵심기술 33건, 산업기술 110건이 해외로 유출됐다. 피해액만 약 23조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산업스파이를 처벌하는 산업기술보호법은 형량에 한계가 있다. 행여 그간의 솜방망이 처벌이 스파이 행위를 부추긴 건 아닌지 반성할 대목이다. 간첩법은 지난 1953년 형법 제정 이래 72년간 단 한 차례도 손을 보지 않았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력이 국익을 좌우하는 시대에 법 개정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 비쟁점 법안인 만큼 국회가 간첩법 개정안을 조속히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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