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17일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대설 대처를 위한 비상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경기 구리시청의 ‘제설’ 관련 재난문자 메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 구리시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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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청은 이날 오후 3시 25분 “내일 새벽 대설이 예상됨에 따라 폭설 시 구리시민과 단체, 모임은 제설작업에 모두 참여해요”라는 재난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냈다.
이날 밤 8시 59분엔 “코로나19로 답답하신데 밖으로 눈 쓸러 나오세요. 공무원은 제설작업! 구리시민은 눈사람 만들기 등 함께해요”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보냈다.
| 구리시가 보낸 긴급재난문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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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건의 재난문자에는 구리시청에서 진행하는 ‘눈사람 만들기’ 공모전 링크도 첨부돼 있었다.
구리시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눈 온 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집 앞, 점포 앞 눈쓸기에 동참해달라며 공모전 홍보 글을 올렸다.
구리시는 17일부터 2월 28일까지 ‘눈 쓸고 눈작품 만들기’ 공모전을 진행한다. 구리시 지역의 눈을 활용해 눈작품을 만든 뒤 사진을 찍어 구리시에 보내면 된다.
하지만 긴급 상황 시 발송되는 재난문자에 공모전 홍보 링크를 첨부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구리시청 블로그에 “안전문자가 장난이냐”, “정신 좀 차리자. 장사하고 싶어도 문 닫고 들어와야 하는데, 사람들 나오라고..”, “집콕하라고 할 때 언제고”, “언제부터 눈사람 만들기와 눈 치우는 게 긴급 문자 발신까지 해야 하는 사항이냐. 빙설 위험 있으니 솔선수범해 서로 치우자고 아니고. 공무원은 제설작업! 이건 왜 쓰냐”, “나가지 말라고 문자 보내더니..모여서 눈사람 만들라고요?”, “안전문자가 시청에서 하는 이벤트 홍보할 때 쓰는 거냐”라며 항의했다.
또한 구리시와 인접한 경기 남양주시, 서울시 광진구 등에도 해당 재난문자가 발송됐는데 이를 두고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해당 이벤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누리꾼들은 “그냥 대충 읽어도 큰 길이나 도로는 공무원들이 제설 작업할테니 자기 집 앞 눈 치우자는 거고 이왕 치우는 거 재미있게 치우자는 거 아니냐. 진짜 꼬인 사람들만 모인 건지”, “코로나로 집콕만 하며 몸도 마음도 얼어붙었는데 아이와 눈사람 만들며 귀가 빨개지도록 놀았다. 모두가 힘든 시기 잘 이겨내자는 파이팅 메시지로 들었다”, “이벤트 보고 웃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