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의 부실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경영실태 평가(1~5등급)에서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금고가 지난 9월 말 기준 314개로 전체 1265개의 24.8%에 달했다. 전국 새마을금고 4곳 중 1곳이 부실 판정을 받은 셈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수익성·유동성·경영관리 등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종합등급을 산정, 3등급 이하 금고에 권고(3등급) 요구(4등급) 명령(5등급) 등의 경영개선 조치를 내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부실화를 보여주는 수치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크고 작은 사고가 터지고 대규모 뱅크런이 발생할 때마다 새마을금고의 부실과 관리·감독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이어졌다. 하지만 민주당 김현정 의원실이 새마을금고중앙회와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이번 자료는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어도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금고가 2023년 말 120개에서 작년 말 287개로 2배 이상 증가한 뒤 올해는 9개월 만에 30개 가까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4등급 금고가 작년 말 72개에서 올해 9월 128개로 약 80% 급증한 점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약 260조원의 총수신을 보유한 새마을금고의 고객은 비수도권·고령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도 약 70%의 점포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4대 은행과 달리 새마을금고는 수도권 비중이 30%대 중반에 불과하다. 전체 고객 2356만여 명 중 50대 이상 고객은 1361만여 명으로 58%에 근접한다. 경제적 약자가 많은 비수도권·고령자들의 자금을 영업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부실 사고가 현실화할 경우 노약자와 서민들이 받을 충격은 다른 금융업종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새마을금고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지만 부실화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효율적인 감독 업무를 통해 대외 신뢰를 대폭 높여야 한다. 행정안전부와 금융감독원도 감독권을 둘러싼 신경전만 더 이상 벌일 것이 아니라 예금자 보호와 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