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지난 9일 광주 동구 대의동 일대 번화가. 젊은이들이 찾는 카페와 문화 시설이 즐비한 이 곳에 위치한 한 호텔 건물 3층에 시니어 요양 스타트업 ‘케어링’이 운영하는 주간보호센터 광주동구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요양시설이 지역 외곽에 위치한 것과 달리 케어링의 주간보호센터 광주동구점은 도심 한가운데서 노인과 젊은 세대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곳에 자리했다.
 | | 케어링 주간보호센터 광주동구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사진=김응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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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평 규모의 사방이 트린 개방형 구조 센터에 들어서자 요양보호사들과 50여 명의 노인들은 ‘음악놀이터’ 수업 참여에 한창이었다. 흥겨운 음악 소리에 맞춰 악기를 두드리는 노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음악놀이터는 노인들이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고 인지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음악을 들으며 활동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이라 노인들이 가장 즐기는 수업 중 하나로 꼽힌다.
시설 안쪽에 위치한 피부미용실에선 몇몇 노인들이 전문 피부관리사로부터 마사지 받고 있었다. 피부관리는 노인들의 신진대사를 활성화하고 혈액 순환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후두골 및 측두골 두피 마사지부터 콜라겐 마사지, 각질 제거, 마스크팩, 리프팅 및 세럼 관리 등을 제공한다. 주간보호센터에서 만난 류경자(80세)씨는 “노래교실만 다니다가 딸이 신청해서 석 달 정도 주간보호센터를 다니고 있다”며 “센터에서 피부관리를 받으면 몸이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 | 케어링 주간보호센터에서 피부미용 서비스를 받고 있는 노인들. (사진=김응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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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보호센터는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하루 8시간의 활동과 식사를 지원해준다. 고령화로 급증한 노인 돌봄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주간보호’는 방문요양, 가족요양 등 여러 재가급여(장기요양 1~5등급 또는 인지지원등급을 받은 노인이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집에서 돌봄·간호·일상지원을 받는 것)서비스와 함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지역 외곽 요양시설에 들어가는 것 대비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가족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주간보호센터 광주동구점은 노인들의 다양해진 욕구와 존엄성을 고려해 선보인 3세대 시설이다. 기존 1·2세대 센터와 달리 피부 및 손톱관리, 미용·염색, 풋스파 등 다양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안면근육운동, 활력 워킹, 요가, 두뇌 레크리에이션 등 인지 및 신체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특히 작업치료사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재활 서비스를 도입했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임명주(34세) 작업치료사는 “팔 관절 운동부터 세수, 양치질, 식사하기 등 일상생활 기능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노인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무료 병행 동행 서비스, 인공지능(AI) 기반 안부전화·말벗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돌봄로봇을 도입해 AI 및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돌봄 서비스를 확충할 계획이다.
 | | 케어링이 노인들의 신체 활동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 중인 ‘올리고’ 수업 모습. (사진=김응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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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러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장기요양보험 혜택(국가지원 85~100%)을 제외하고 노인들이 직접 부담하는 최대 비용은 월 20만원대로 다른 주간보호센터와 동일하다. 케어링은 선제적인 투자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김지수 케어링 호남본부 본부장은 “노인들의 여러 욕구를 충족하고 존엄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케어링의 차별화 요인”이라며 “무엇보다 낙상 사고 방지와 규칙적이고 맞춤형 식사 제공을 통해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인들은 주간보호센터에서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고 활력이 개선되는 있다는 반응이다. 차종선(87세)씨는 “5년 전 집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집에 있을 때는 무료했는데 주간보호센터에 온 이후로는 동료와 얘기하고 수업도 듣다 보니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며 “자연스럽게 술도 안 먹게 되니까 몸도 건강해졌다”고 말했다. 이문수(81세)씨는 “몸이 불편해서 자식들이 요양병원 입소를 권유했는데 제가 싫다고 해서 주간보호센터를 오게 됐다”며 “지금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게 가장 좋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에 설립된 케어링은 현재 주간보호센터를 비롯해 전국 59개 요양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케어링이 관리하는 노인은 1만 8500여 명이며, 소속 요양보호사는 5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022년 1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예비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았고, 2024년에는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 | 케어링 주간보호센터 광주동구점을 다니는 차종선씨. (사진=김응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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