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당하다 살해된 ‘제주 중학생’…“죽기 전 신변보호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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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피해 학생 모친과 과거 연인 관계
사이 틀어지자 모자 위협…피해 학생 ‘상습 학대’
신변보호 요청으로 CCTV 설치·순찰 강화했지만 결국 피살
경찰, 도주한 용의자 추적 중
  • 등록 2021-07-20 오전 8:37:46

    수정 2021-07-20 오전 8:37:46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제주에서 피살된 10대 중학생이 어머니의 동거남이었던 용의자에게 상습적인 학대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어머니는 최근 용의자의 위협이 심해지자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고, 경찰은 피해자 집에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하고 순찰을 강화했지만, 이번 사건을 막지는 못했다.

지난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10대 남학생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제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51분께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A(16)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집에는 A군 혼자 있었으며, 일을 마치고 귀가한 A군의 어머니가 숨진 A군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군 시신에서 타살 흔적을 발견하고, CCTV 분석을 통해 사건 당일 오후 3시께 40대 남성 2명이 집에 드나든 장면을 확인해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용의자 2명 중 1명을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주범으로 추정되는 동거남 B씨는 추적 중에 있다. B씨는 지인과 공모해 A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지인은 범행 직후 함께 차량을 이용해 도주하다가 B씨는 중간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A군 어머니와 과거 연인 관계로, 한 때 동거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최근 사이가 나빠졌고, B씨의 폭행 등으로 위협을 받은 A군 어머니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경찰은 신변요청에 따라 해당 주택에 CCTV 2대를 설치하고 일대 순찰을 강화했지만, 결과적으로 사건을 막지는 못했다.

이웃 주민과 A군 친구들의 진술에 따르면 B씨가 수시로 찾아와 A군 모자를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A군과 초·중학교를 함께 다녔다는 한 중학생은 “A가 살해당하기 전까지 새 아버지였던 B씨에게 온갖 학대를 당했다”고 했다.

B씨는 지난해부터 A군을 상대로 ‘엄마가 우는 건 다 네 탓이다’ ‘쓸모없는 XX’ 등의 욕설·폭언을 했을 뿐 아니라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해 다치게 하고 심지어는 ‘죽여 버리겠다’면서 흉기를 들고 집에 찾아와 협박까지 일삼았다는 것이다.

A군과 두 살 터울의 동네 동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학생도 “그 아저씨(B씨)가 술만 마시면 A형과 A형 어머니를 때리면서 그렇게 행패를 부린다고 들었다”면서 “이런 살인사건이 벌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제 A형을 못 본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고 심경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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